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박주선 국회부의장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및 중재파 의원들의 모임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가 모임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통합반대파에 창당 행위 중단을 요구한 28일까지 3일 남은 상황에서 중재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8일은 반대파의 민주평화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일로 사실상 국민의당 분당 여부가 정해지는 날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전날 당내 중재파 의원들이 제안한 '2·4 임시 전당대회 이전 조기 사퇴'라는 중재안 수용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통합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안 대표로서는 전대 이전 조기사퇴를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받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관측이다.

통합국면 막바지에 동력만 상실할뿐이라는 분석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 대표가 통합개혁신당의 공동대표로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중재안대로 전대가 100% 무사히 치러진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다만 안 대표는 그동안의 중재안에 대해 거절 입장을 빠르게 밝힌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고민하고 있다", "계속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중재파가 "향후 정치적 행동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며 '정치적 행동'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안 대표가 극적 타협안을 준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재파 의원들도 지역구가 호남인 만큼, 통합개혁신당에 합류할 명분을 안 대표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주선 국회 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5명의 중재파 의원의 행보에 중립·유보파 의원들도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아 안 대표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이목이 쏠린다.

중재파도 통합 자체는 더이상 막을 수 없으며 통합 추진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말끔하게 추진하지 못한 건 있지만 이제와선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통합 쪽으로 하는 건, 전당대회로 가고 하는 것들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첫 단추를 안 대표가 잘못 끼운 것도 있지만 바른정당과 통합 선언문까지 (발표)한 상태"라며 "그건 대국민 선언이다. 그런 상태에서 통합 추진을 여기에서 중단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재파와 중립파가 통합파에 합류할 경우 20명 이상이 통합행보에 동참하게 된다. 반대파가 추진하는 민주평화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 온건 반대파의 이탈도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전대 직전 혹은 전대 당일 당 대표직을 사퇴함으로써 통합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중재·중립파도 끌어안는 전략을 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반대파의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대표는 어제도 '고민해보겠다'고 했는데 시간 벌기용으로 써먹는 것"이라며 "절대 안 물러갈 사람"이라고 중재파를 향해 민평당 합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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