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사퇴' 부정적인 유승민도 오찬에 참석… "선택은 안 대표가 할 문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당 통합 중재파 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민주평화당 창당발기인 대회를 여는 등 분당이 가시화되면서 안철수 대표의 행보도 바빠진 모습이다.

안 대표는 29일 당내 중재파 의원들을 만나 통합행보에 동참해달라고 재차 러브콜을 보냈다. 민평당 창당발기인에 16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10여명으로 거론되는 중재파·유보파를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중재파는 안 대표가 '전대 전 조기사퇴'라는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통합열차에 탑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전대 직후라도 사퇴한다면 통합에 합류할 의사가 있다고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안 대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안 대표는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함께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중재파인 박주선 국회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 전 원내대표와 오찬을 가졌다.

중재파가 안 대표에게 요구하는 것은 전당대회 전 조기사퇴다. 하지만 통합의 파트너인 유 대표는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를 주장하고 있고, 안 대표도 최근 조기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간 협상은 안 대표와 중재파 사이에서 이뤄졌는데, 이날 유 대표가 참석한 것은 중재파가 유 대표에게 '조기사퇴'의 필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이날 오찬에서도 통합파와 중재파는 중지를 모으지 못하고 공회전을 이어갔다.

유 대표는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개혁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통합 이후 안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아줘야 한다"라며 "통합을 추진해왔던 당사자인 안 대표와 제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동체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재파는 나름대로 국민의당 내부의 사연들 때문에 안 대표의 사퇴를 말씀하고 계신다. 그래서 선택은 안 대표 본인이 하실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통합개혁신당이 어떻게 하면 잘 될 수 있을지 서로 각자 생각하는 관점에서 모든 분들이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여러 말씀 나누고 다시 제가 유 대표와 함께 논의하고 결론들을 말씀드리기로 했다"고만 언급했다.

다만 안-유 양당 대표가 추가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유 대표도 안 대표에게 공을 넘기면서 통합파와 중재파 사이에 극적 타결과 화합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중재파로 분류되는 주승용 의원은 통화에서 "안 대표는 그간 백의종군하겠다,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몇 번이나 밝혔는데 약속을 지켜줘야 한다. 슬그머니 없었던 것으로 하면 호남 여론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라며 "그러니 지금이라도 4일이든 5일이든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면 호남 민심도 많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백의종군하겠다고 했고 조기사퇴로 연결지으려 했는데, 전당대회 직후라도 사퇴해달라고 오늘 다시 주문했다"라며 "그걸(조기사퇴를) 유승민 대표가 반대한다니 그 부분을 오늘 만나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중재파는 앞서 긴급회동을 통해 "향후 정치적 행동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며 '정치적 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중재안이 끝내 거절되면 중재파가 민평당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이 갈리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주 의원은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봤는데, 매번 (민평당에 합류한다고들) 그러니 민평당에서 우리가 오는 줄 알고 그런다"라며 "우리도 혼란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중재파 의원실 관계자는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평당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라며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날 통합추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2월1일 통합개혁신당의 당명을 결정하고, 13일에는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두 당의 통합을 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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