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애플의 행보에 따라 큰 폭의 실적변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LG이노텍이 지난해 애플 덕에 7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애플 아이폰X의 생산량이 급감함에 따라 한동안 부진을 보일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하반기부턴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7조6,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2.8% 증가한 실적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8% 증가했다.

성장은 광학솔루션 사업이 주도했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4조6,785억원으로, 전년(2조8,504억원) 대비 64.1% 올랐다.

이는 듀얼카메라 모듈과 안면인식에 사용되는 3D 센싱 모듈 등의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LG이노텍의 최대고객사인 애플이 매입량을 늘린 덕분으로 해석한다. 작년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한 비중은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이 판매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아이폰 시리즈 판매 대수는 7,73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했다. 앞서 작년 3분기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아이폰X' 등을 선보였지만, 비싼 가격에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은 탓이다.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아이폰X의 생산 목표를 당초 4,000만대에서 2,000만대로 축소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당분간 LG이노텍 실적하락을 겪을 것으로 내다본다. 박원재·유승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들은 "애플 아이폰X의 판매부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LG이노텍이 1분기 매출 2조224억원, 영업이익 8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분기(2017년 4분기) 대비 각각 29.5%, 40.9% 감소한 수치로, 추정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대비 2.6% 하락한 5.5%를 제시했다.

다만 애플이 신 제품을 공개하는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아이폰 X의 부진으로 후속 모델 출시가 빨라질 수 있고 ▲애플이 다양한 제품에 3D센싱 모듈 및 듀얼카메라를 채용할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또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3분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이노텍의 올해 매출은 8조5,281억원, 영업이익은 4,10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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