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호 국순당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배중호 국순당 대표가 두둑한 배당이익을 챙겨가게 됐다. 국순당이 지난해 결산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키로 하면서 그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배당 이익만 11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곱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가 경영난으로 지난해 구조조정까지 실시했음에도 배당 잔치 행보를 매년 이어가고 있어서다.

◇ 2017년 결산배당 규모, 전년대비 3배 이상↑  

전통 주류업체 국순당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 기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28억원으로 9.96% 감소했고 순이익은 9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순당은 2015년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 여파로 주력 제품인 백세주의 자진 회수 결정을 내리면서 실적이 악화된 후 부진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65억원)보다 축소됐지만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공장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국순당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배당 잔치는 이어지고 있다. 국순당은 2017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7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20일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3.03%이며 배당금총액은 29억9,700만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2016년 결산배당금 총액은 8억8,144만원이었다.  당시 국순당은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0.7%였다.

국순당은 매년 쉬지 않고 배당을 실시해왔다. 당기순손실을 냈던 2015년과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기업의 배당 정책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받는다. 실적 부진 시 배당 규모를 축소하는 경우가 통상적이지만 국순당 측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순당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매년 배당 성향을 30% 수준으로 유지해오고 있다”며 “지난해 결산배당액 역시 이같은 배당 정책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 멈추지 않은 배당 열차… 오너일가 수혜 톡톡 

물론 고배당 정책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고액 배당은 자칫 회사의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구나 국순당의 경우 배당금의 상당액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적잖은 뒷말까지 사왔다. 오너일가 배불리기를 위해 고액 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배중호 대표의 국순당의 보유 주식은 653만3,744주(지분율 36.59%)에 달한다. 여기에 배 대표의 아들인 배상민 상무가 72만4,220주(4.06%), 딸인 배은경 씨가 23만8,110주(1.33%)를 보유해 전체 오너일가 지분율은 41.98%에 달한다. 이번 배당 정책으로 오너일가는 12억7,433만원의 배당 이익을 챙겨가게 됐다.

이 가운데 배 대표의 배당 이익은  11억1,074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3억원대의 배당 이익을 챙긴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불어난 액수다.

국순당은 1983년 배한산업을 모태로 하는 기업으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고(故)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의 장남인 배 대표는 1993년 경영자 자리를 물려받아 주력 제품인 ‘백세주’의 인기를 기반으로 회사의 매출 규모를 한때 1,200억원까지 성장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줄어들면서 과거의 성공신화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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