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의 경영승계가 재계 화제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대기업들이 주를 이루는 재계에서 사촌 간 경영승계를 이뤄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LS그룹은 사촌간 다툼 없는 승계를 이뤄 이례적인 일로 비쳐지고 있다.

 구자열 회장.

12일 LS그룹에 따르면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이듬해부터 구자열 LS전선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기로 결정했다.

구자홍 회장은 11일 그룹 창립 10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구자열 회장이 그룹의 제2의 도약을 이끌 최적임자라 확신한다”며 “사촌 형제지간으로 LS의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는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경영권 이양을 전격 발표했다.

구자홍 회장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10년간 그룹을 이끌어왔다. 그가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지목한 구자열 회장은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구자홍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경영 승계가 ‘사촌 간 경영승계’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LS 측 역시 이번 승계가 ‘아름다운 승계’의 본보기를 제시했다며 LG그룹의 공동경영 그룹 철학에서 그 바탕을 찾을 수 있다고 자평했다.

실제 LG그룹의 경우 창업주 구인회 회장과 사돈관계인 허만정 씨가 함께 손을 잡은 지난 1947년부터 오늘날까지 두 집안이 함께 LG가를 이끌어오고 있다.

지난 2003년 LG전선, 극동 도시가스, LG칼텍스가스, LG니꼬동제련 등 4개 계열사를 LG그룹으로부터 분리하면서 LS그룹을 세운 구태회, 구평회, 구두희(창업주의 다섯째 동생) 명예회장은 ‘과욕’을 금지하면서 그룹의 지분을 일정 비율로 나누고 공동경영했다.

이에 형제간 다툼, 부자간 다툼, 시숙 등 가족 사이에서의 암투가 비일비재했던 재벌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S그룹에 따르면 구자열 회장으로의 공식 승계는 내년 주주총회 이사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ㆍ취임식은 이내년 1월 2일애 가질 예정이다. 새해에 회장직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신임 회장이 직무를 수행하는 기업 관례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구자홍 회장은 올해 말까지 LS그룹의 수장을 맡고, 내년부터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직을 맡아 현역에서 지속적으로 경영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신임 회장에 오른 구자열 회장은 지난 1978년 LG상사 입사 이후 LG증권, LG전선에서 근무했으며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뒤 LS전선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현재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구자용 E1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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