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구상차 네덜란드로 출국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며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지난달 13일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이후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잠행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조기복귀가 예상된다.

다만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안 전 대표의 충분한 전략적 판단이 이뤄지고 돌아오는 것인지, 아니면 정체된 바른미래당 지지율 상승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떠밀리다시피 복귀하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8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9일 부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인재영입위원장, 선거준비위원장, 민생특위위원장 등 안 전 대표에 대한 당직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모시는 게 좋은가, 민생특위위원장으로 모시는 게 좋은가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그간 안 전 대표가 당 지지율 상승을 위해 조기에 복귀해 선거 국면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특히 지역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수도권지역 광역·기초의원들과의 만남에 이어 이날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바른미래당 원외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현재의 지지율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시장 선거 출마 조기 선언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에서도 안 전 대표의 조기 복귀 및 서울선거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전날 안 전 대표와 만나 서울시장 출마 요구를 공식 전달했으며, 이찬열 의원은 회의에서 "안 전 대표가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다는 보도를 본 지 며칠이 지났는데 하루빨리 당 지도부가 안 전 대표와 함께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9.1%를 기록했다. 지난주 보다 2.3%p 상승했는데 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논란으로 일부 이탈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층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위인 한국당(18.6%)의 절반 수준인데다 중도층으로 불리는 무당층(없음·잘모름)도 흡수하지 못하는 등 정체된 지지율을 놓고 당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무응답은 지난주 대비 0.7%p 증가해 14.1%로 조사됐다.

만약 안 전 대표가 오는 9일 당직을 임명받고 조기복귀를 최종 결정한다면, 한 달도 되지 않아 복귀하는 셈이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에도 약 3달 만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등 대체로 잠행 기간이 짧다는 평가다.

당 안팎에서 안 전 대표를 찾는 목소리가 큰 것은 그만큼 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선은 흔히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정당보다는 인물경쟁력이 갖는 영향력이 큰데,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 대부분의 지선 불출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를 제외하면 마땅한 지선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이나 선거준비위원장 등 당무에 조기 복귀해서도 지지율 변화가 없을 경우 '책임론'이 제기되거나, '안철수가 있어도 안 된다'는 불안감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조기 출마론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함께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방선거에 대한 당 지지도나, 판세는 지금으로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5월 중순은 돼야 어느정도 윤곽이 보일 것"이라며 "이번 지선에서 일회성으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촉구하기보다는 당과 안 전 대표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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