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품질 경영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품질경영’이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 제품에서 허용 기준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되는 사태가 발생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즉각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에 들어갔지만 브랜드 신인도에 만만치 않는 타격이 예상된다.

◇ 제품 6종서 중금속 안티몬 기준치 초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화성코스메틱이 제조해 8개 화장품 업체로 납품한 13개 품목에서 중금속 ‘안티몬’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며 판매 중단과 회수조치를 명령을 내렸다.

회수 대상 품목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주력 브랜드인 제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모두 6종에 달했다.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1호 라이트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스틱 컨실러2호 내추럴베이지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1호 ▲아리따움 풀 커버 크림 컨실러2호 ▲에뛰드하우스 AC클린업 마일드 컨실러 ▲에뛰드하우스 드로잉 아이브라우 듀오3호 그레이브라운 등에서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알티몬’이 발견됐다.

알티몬은 중금속 일종으로 광물 등에 존재하며 완제품 허용기준은 10㎍/g이다. 안티몬에 중독되면 피부염과 비염, 눈 자극, 목통증, 두통, 가슴통증, 호흡곤란, 구토, 설사, 체중감소, 후각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처의 조치가 떨어진 후 아모페퍼시픽은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또 사과문도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제조 판매 업체로서 모든 판매 제품에 대한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에도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수 진행 과정에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소비자 분노 봇물… 치약 파동 이어 또 유해성 논란  

이같은 사과에도 소비자들의 성난 반응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년 전 치약 회수 사건으로 큰 파동을 겪음에도 유해성 관리에 여전히 구멍을 드러낸 점에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치약 11개 제품에서 가습기살균제에 쓰인 독성 물질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검출돼 제품 회수 파동을 겪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제품에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자 소비자들은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이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 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끌고 있는 서경배 회장은 그간 품질 혁신을 주요 경영 가치로 강조해왔다. 하지만 제품에서 유해성 논란이 잇따르며 이같은 ‘품질 경영’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악재가 업계 선두권 경쟁에 미칠 여파도 주목하고 있다. 오랫동안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왕좌를 LG생활건강에 내줬다. 사드 악재로 수익이 급감하면서 LG생활건강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절치부심 각오로 실적 개선에 나설 참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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