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29일 서울시장 출마선언에 대해 "다음주 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이 마침내 내주 초 이뤄질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출범 이후 한 달간의 잠행, 2주정도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마무리 지고 본격적으로 6월 지방선거의 선두에 선다.

안 위원장은 29일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주 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는 밀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결단을 내린 배경은 당 안팎에서 자신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여기에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지선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는 유 대표에게 지선 출마를 공개요구하는 등 당내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다만 안 위원장이 인재영입을 통해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당초 목표를 충분히 이루지 못하고 당내 여론에 떠밀려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도에 커지는 당내 여론, 그리고 지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이 쉽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90일도 안 남은 지방선거를 위해 당에서 가장 중요한 일 하나만 꼽으라면 그게 인재영입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일을 책임지고 하는 게 우리 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로부터 안 위원장은 4차례 인재영입 발표를 했다.

1호 영입인사는 인천송도 특혜비리 의혹을 제기해 지역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인물로 평가받는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이었다. 2호는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전·현직 지방 의원 7명과 한국당-더불어민주당 당원 780여명, 3호는 기초의원 예비후보들로 법조·경제 분야 전문가 4명이었다.

지난 27일에는 4번째 영입인재로 장성민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을 발표했다. 장 전 의원은 김대중(DJ) 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자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를 진행하던 시절 '5·18 폄훼 발언' 의혹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다만 안 위원장의 이같은 인재영입에도 바른미래당 지지도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7.0%였다. (조사기간 12~16일, 응답자 전국 성인유권자 2,503명,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이날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발표한 바른미래당 지지도는 7.3%로 답보를 이어갔다. 지난주보다 0.9%p 오르긴 했지만, 안 위원장의 인재영입 활동에도 큰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26~28일 성인 유권자 1,501명 대상으로 조사,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하늘아래 새로운 인물은 없더라"며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으로 모실지, 기초의원으로 모실지 기준도 모호해 총선 때보다 어렵다"고 토로했다. 안 위원장의 인재영입이 4차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바른미래당 싱크탱크에서도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앞두고 정책과 공약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마선언문 작성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하면, 현재로서는 원내교섭단체 중 서울시장 선거는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일대일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바른미래당도 장진영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이 서울선거 출마를 선언한 바 있어 안 위원장과의 경선이 예고됐다.

한국당은 김병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홍정욱 전 국회의원 등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려 했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고사하며 인물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으로서 '지방선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어 조만간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 대해 "당 내외 인사들을 망라해 최적의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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