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용정보가 2세 경영에 시동을 건 가운데 배당 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2세 경영인 윤태훈 사장과 고려신용정보 중앙지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고려신용정보가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의 장남인 윤태훈 부사장은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다만 아직까지 후계승계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지분 승계 작업이 ‘미완’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고려신용정보의 고배당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액 배당 정책을 기반으로 후계실탄 자금을 차곡차곡 마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솔솔 피어올라서다.

◇ 실적 감소에도 고배당… 오너일가 ‘곳간’ 두둑

1991년 설립된 고려신용정보는 채권추심과 신용조사 업체다.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약을 맺고 미수채권 회수를 대행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윤의국 회장이 세운 이 회사는 채권추심 업계에선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02년 입성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고배당 기업으로 분류돼왔다. 올해도 그 타이틀을 유지했다.

고려신용정보는 2017년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200원을 현금배당한다고 지난달 초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6.3%이며, 총 배당금은 27억8,025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보다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고려신용정보는 2016년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75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총 배당액은 24억3,272만원 규모였다.

이같은 배당 확대는 작년 실적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고려신용정보의 개별 재무제표기준 순이익은 전년대비 3.6% 줄어든 35억8,265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8% 감소한 49억8,90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배당금은 작년 당기순이익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고배당 유지에 대해 고려신용정보 측은 “주주환원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신용정보 관계자는 “오너인 윤의국 회장은 바닥에서부터 회사를 키웠다”며 “같이 함께 한 (주주)분과 이익을 나누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익이 있으면 나누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배당을 많이 실시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그 부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2세경영 본격 시동… 승계 지분 확보 방식 '주목'

그러나 일각에선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높은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특수관계인 지분을 49.41%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오너인 윤의국 회장은 265만7,962주(지분율 18.59%)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2세인 윤태훈 대표도 71만5,399주(지분율 5%)주를 보유,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배당 정책으로 윤 회장은 5억3,159만원을, 윤 대표는 1억4,307만원을 손을 쥐게 된다.

이같은 고액 배당 정책은 후계 작업과 맞물려 더 주목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2세 경영인은 윤태훈 대표(부사장)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3년부터 15년간 고려신용정보를 이끌어온 박종진 사장은 이번에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번 인사로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고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다만 완벽하게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지분 확보’라는 문제가 남아있다. 업계 안팎에선 승계 지분 확보 과정에서 배당 이익이 든든한 실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고배당 기조가 오너일가의 실탄 마련의 포석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단독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만큼 윤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전망이다. 2005년 고려신용정보 법인영업팀 대리로 입사하면서 회사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기획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또 전문경영인 박종진 전 대표와 발을 맞추며 실무를 익혀왔다. 이번에 박 전 대표가 물러남으로써 그는 경영 전면에 서게 됐다. 추심업계 업황이 ‘포용적 금융’ 확대로 위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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