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가 최악의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주도해온 쉐보레 스파크가 최악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스파크는 지난 3월 2,51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설 연휴 등이 있었던 2월 2,399대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4,351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42.1%나 줄어든 수치다. 1분기 누적실적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6%나 줄어들었다.

스파크는 그동안 4,000대 이상, 못해도 3,000대 중후반 이상의 월간 판매실적을 유지해왔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던 2016년엔 월간 판매실적이 9,000대를 넘기기도 했다. 두 달 연속 3,000대 미만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추락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먼저 경차 시장 자체의 수요 감소다. 스파크의 경쟁상대인 기아자동차 모닝도 1분기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1% 감소했다. 물론 지난해 실적에 신차효과가 반영돼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올해 1~2월 월간 판매실적이 5,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분명한 하락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경차인 기아차 레이의 경우 판매실적이 크게 향상된 모습인데, 이는 지난해 말 신형 모델 출시에 따른 신차효과다.

경차 부문이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소형SUV의 부상 때문이다. 경차와 소형SUV는 공략대상이 상당부분 겹치는데, 최근엔 소형SUV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코나와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시장 확대를 주도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소형SUV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차시장은 고객층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이다.

또 하나의 배경은 이른바 ‘한국지엠 사태’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발표하며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생존권이 걸린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먹튀’라는 불편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이후 한국지엠은 안 그래도 감소세였던 판매실적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분기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1%, 거의 절반이나 줄어든 상황이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물론, 향후 서비스 품질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이는 스파크 역시 피할 수 없는 악재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아차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모습도 포착된다. 1월과 2월 각각 4,487대, 4,560대로 아쉬움을 남겼던 모닝의 월간 판매실적은 3월 5,353대로 뛰어올랐다. 레이 역시 신차효과도 있긴 하지만,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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