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예대율 규제가 도입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저축은행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따뜻한 봄 기운이 대지를 뒤덮고 있지만 저축은행 업계 분위기는 이와 딴판이다. 금융당국이 ‘고금리 대출’ 규제에 본격 나서면서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OK저축은행의 표정은 유독 어두운 분위기다.

◇ ‘고금리 대출’ 잡기 나선 당국… 예대율 규제 도입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을 잡기 위해 강한 규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에 이어 최근에는 ‘예대율 규제’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업권에 예대율 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 유예 기간을 거쳐 2020년에는 110%, 2021년에는 100%로 예대율 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또 예대율 산정시 대출금에서 정책상품(사잇돌·햇살론)을 제외하고, 고금리대출에 가중치 부여하기로 했다.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의 경우 130% 가중 계산된다.

예대율이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을 뜻한다. 예대율이 100%를 넘어서면 조달 자금보다 내준 대출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통상 예대율이 높으면 건전성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우려해 당국은 시중은행은 100% 이하로, 신협·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은 80~100% 이하로 규제해왔다. 당국은 저축은행의 평균 예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규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업계 2위사인 OK저축은행의 경우 유독 당혹스런 표정이다. ‘예대율’과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예대율은 110.84%에 달한다. 이는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위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저축은행 전체 평균 예대율(100.1%)과 비교해서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고금리 대출 비중도 높다. 지난 3월말 OK저축은행의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은 92.6%에 달한다. 이는 10대 저축은행 중 역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금리 22~23%대 대출 비중도 67.3%에 이르렀다.

이같은 고금리 대출 비중을 낮추지 않으면 예대율 관리는 어려워진다. 이 상태로 예대율 규제의 가중치가 적용되면 최대 10%가량 예대율이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 OK저축은행, 예대율 관리 ‘비상’… ‘고금리 대출 장사’ 부메랑

업계예선 그간의 ‘고금리 대출 장사’에 집중한 영업구조가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OK저축은행은 2014년 출범 이래 높은 고금리 대출 비중으로 뭇매를 맞아왔다. 대부 계열사에서 자산을 이전받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금리 비중이 커졌다고 은행 측은 항변해왔지만 곱지 않은 시선은 이어져왔다. 특히 주먹구구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해오다 지난해 제재까지 받으며 이같은 시선은 더욱 짙어졌다.

OK저축은행은 금리 변동 등으로 대출원가가 수차례 바뀌었는데도 신용대출상품 출시 당시의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금리를 정할 때 이용하는 ‘부도 시 손실률’을 실제로 산출해보지 않고 임의로 정한 숫자를 일괄 적용했다. 금리 산정과 관련한 내부 기준도 마련하지 않아 당국은 경영유의 제재를 가한 바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당국의 규제에 따른 업황 악화에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79억7,000만원으로 1년 전(91억9000만원)보다 748% 급증했다. 자산 규모는 4조원을 돌파했다. 출범 당시 자산이 5,00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급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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