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공식 선거운동이 27일 시작됐다. 첫 유세지로 선택한 곳을 보면 각 대선후보가 지향하는 바와 의미를 알 수 있다. 이번 대선의 빅2로 불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첫 격전지로 어디를 택했을까.

박근혜, 첫 공략은 '대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박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많은 애환을 들었는데 또 그것을 꼭 해결해드리고 국민여러분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는 약속을 많이 드렸다. 이번에 그 은혜에 보답해드리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선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박 후보는 “정치를 하기 전이나 또 정치를 하면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 많은 은혜를 입었다”며 “위기와 어려움이 있을 때 저를 믿어주셨고 또 지켜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길이 저에게는 15년 정치 여정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결의를 다진 뒤 현충원 방명록에 “책임있는 변화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기재했다.

참배를 마친 박 후보는 ‘22일간의 세상을 바꾸는 약속투어’라는 콘셉트로 충청·호남 지역을 찾아 재래시장 방문 등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할 예정인데, 주목할 것은 현충원 참배 이후 방문하는 대전 지역이다.

이 자리에는 박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이회창 전 선진통일당 대표의 찬조연설도 함께 진행된다.

▲ 대전역서 첫 유세를 시작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박 후보가 첫 유세지로 선택한 대전은 지난 2006년 5월 20일 서울 신촌에서 지방선거 유세 도중 ‘면도칼 테러’를 당한 뒤 수술 직후 깨어나 “대전은요”라고 물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챙겨왔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충청을 잡은 자가 ‘대통령을 거머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충청지역의 표심이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박 후보의 이번 충청 유세는 대전과 세종시를 필두로 해 충청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첫 공략은 '부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47분 서울 노량진역에 도착해 공식선거운동 후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문 후보는 김포공항까지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시민들과 만났다.

문 후보는 “오래 전부터 예비후보로서 활동해왔지만 이제는 정말 결승점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마라톤으로 치면 마지막 스퍼트 구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진정성을 갖고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공식선거운동 시작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항공편으로 도착하는 지역은 ‘부산’으로 문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사상구와 모교인 경남고 등을 방문해 PK(부산·경남) 표심잡기에 나섰다.


▲ 부산시 사상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지역은 박 후보와의 경쟁구도에서 가장 큰 상징성을 부여받는 곳이다.

PK에서 이미 다수의 표를 확보하고 있는 박 후보와 사상구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며 ‘바람’을 몰고 온 문 후보 간 피할 수 없는 격전지인 셈이다.

또 이번 부산 방문은 박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맞물려 자신에 대한 의원직 사퇴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자신의 지역구에 속한 사상구 서부터미널을 방문해 지역민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또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지역 연고가 부산이라는 점도 이번 안 후보의 부산행에 의미를 더했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일부 이탈현상을 보이고 있는 야권 지지자의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하고, 부산에서 야권 지지층의 불안감을 없애 지역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 아니겠냐는 것.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정치의 출발을 했던 곳에서 대통령 선거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신 것 같다”며 “부산은 문 후보가 정치를 하기 이전에도 (정치적) 근거를 삼고 있었던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경남은 이번 선거 최대 관심지역 중 하나다. 이곳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 안팎,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 안팎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며 “우리들 욕심같아서는 50% 까지 받아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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