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디테일'을 들고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미세먼지, 재건축·재개발, 일자리 등 서울시 주요 현안에 대해 박 후보의 과거 행보를 제시하며 "남 탓만 한다"고 지적한 것.

박 후보는 이에 "어떻게 그걸 다 정리했나"라고 다소 당황하면서도, 끝내 납득할만한 사과표명 없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30일 진행된 KBS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박 후보를 향해 "서울이 지난 7년 동안 계속 나빠졌다. 서울시장이 서울시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총 책임져야 할 자리"라며 "그런데 박 후보가 말하는 것을 보면 유체이탈형 화법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미세먼지 문제를 말하면, 경기도가 협조 안 했다고 경기도 탓을, 재건축 지적하면 국토부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국토부 탓을, 일자리 이야기하면 정부 세종시 이전 탓을, 9호선 싱크홀 사고 때 공법 결정을 시공사가 했다고 시공사 탓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아시는 미세먼지 문제, 150억원을 먼지처럼 날렸는데 시민이 제안했다고 시민 탓을 했다"며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다른 경선 후보들이 제발 남 탓하는 시장되지 말라고 지적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안 후보님, 어떻게 그걸 다 정리했나"라면서 "서울에서 일어난 건 다 제 책임이고, 6년 동안 서울시장 하다보니 그렇게 말한 적도 있나보다"라고 답했다.

또한 "저는 안 후보에게 감사한 것이 많다. 2011년에 서울시장을 양보해줬고, 2014년에는 당 대표로서 저를 세게 지지해줬다. 최근에도 박원순이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얘기해줬다"라며 "그런데 지금 또 비판하니 좀 야박하다, 서운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더니 박 후보는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출마동기를 말하면서, 출마생각이 없었는데 당에서 나가라고 해서 선당후사로 나간다고 했다"며 "서울시장이란 자리는 호락호락한 자리가 아니다. 오래 준비해야 하는데 시민들에게 미안한 말 아닌가"라고 화제를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제가 일일이 사례를 들었는데, 구렁이 담 넘어가듯 가신다"라며 재차 공세에 나섰다.

특히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로 시행했던 150억원 규모의 대중교통 요금 면제 정책의 출처에 대해 "150억원을 날린 정책을 서울시민이 제안했다고 시민 탓을 했는데,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그런 정책을 제시한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아니다. 3,000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여러가지 제안했고, 심지어 온라인을 통해서 수천 개의 아이디어가 왔다"라며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아주 최악의 경우 비상절감조치의 하나로 시행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에도 JTBC에서 진행된 후보자 TV 토론회에서 이와 관련, "지난해 맑은 하늘 만들기 대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제안한 것"이라며 "낭비됐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고 해명한 바 있다.

후보들 간 공방이 이어졌지만, 박 후보는 미세먼지 문제가 여전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과 사과는 계속해서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마지막 '1분찬스' 발언에서도 "저는 제가 모든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찰할 부분이 많고 시행착오도, 실수도 있었다"라며 "이런 게 있기에 향후 4년간 실수가 없을 것이다. 시행착오도 자산"이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