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경기 양평 용문산야영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김동철 비대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다시 불거진 당내 이념 정체성 논란을 해소하고 단결할지, 아니면 끝내 다시 갈라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바른미래당은 19일 경기도 양평 용문산 야영장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을 통해 정체성을 비롯해 다양한 당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혁보수'의 상징인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국민의당 핵심인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불참한 상황에서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의 중도개혁 안에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 등 다양한 성향이 공존한다"라며 "개혁보수만 강조하거나 합리적 진보만 강조해서 될 게 아니라, 중도개혁이라는 큰 틀 안에 다양한 성향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당 안에서 개혁보수니, 중도개혁이니 많은 논란과 이견이 있었고,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 근거 없는 결별설도 나왔는데 더는 이 같은 억측이 나오지 않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와 진보, 중도 등 이념 정체성은 바른미래당이 출범한 지 4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과제다. 유 전 대표는 지난 14일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일성으로 "정체성 혼란이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인 문제였다. 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 잡아야 할 문제"라고 거론하기도 했다.

'끝장토론'을 예고했던 김 위원장이 "중도개혁 안에 모두 공존한다"고 언급한 것도 그만큼 난제임을 반증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두 달 남짓 비대위가 혁신위원회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며 당의 노선과 정체성 확립을 제1과제로 내세웠으나 '중도개혁'이라는 다소 모호한 답으로 봉합할 경우 또다른 갈등의 단초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이 이념 정체성 외에도 '안철수 리스크', '급조된 통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워크숍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안 후보의 사심으로부터 모든 비극이 출발했다"라며 "안 후보의 조급증, 차기 대권으로 가기 위해선 빨리 서울시장에 출마해 당선돼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지금이라도 (정치권을) 한번 떠나주시는 게 좋겠다. 나중에 복귀하더라도 충분히 준비됐을 때 다시 나와라"라며 "안철수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서, 확 바꾸지 않으면 대선주자급으로 다시 대접받기 어렵다"고 '정계 은퇴론'을 거론했다.

그는 또한 "선거 과정에서 공천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있었고, 후보자가 전직 당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하는가 하면 정말 '집안이 이래서 잘 되겠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의 상황까지 국민들이 다 봐야 했다"고 '화학적 결합 미비'를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이 난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갈라설 경우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구도로 갈라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과정에서도 계파갈등 양상이 드러난 바 있다.

다만 원구성 협상 등을 앞두고 의원들 간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다른 형태로의 결별도 예상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학규 전략공천' 논란 당시에 대해 "언론에서는 계파갈등이라고 묘사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라며 "국민의당 출신 내에서도 박종진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바른정당 출신에서도 손학규 선대위원장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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