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계은퇴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충전의 시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오는 8월 차기 당 대표 선출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 전 대표의 출마설을 경계한 행보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6·13 지방선거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향후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태일 전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안 전 대표에게는 충전이 필요하다"라며 "성찰이 충전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은 물을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전 대표는 정치사회에서 밑으로부터 성장해 정치지도자로 수직 진입한 경우가 아니라 정치사회 밖에서 쌓은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 수평적 진입을 한 경우"라며 "그런데 안 전 대표는 정치사회에 들어온 이후 거듭된 정치적 실험 과정에서 자신의 사회적 자본을 소진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처절한 부활의 서사를 위한 제의에 바쳐진 제물이었다"라며 "우리 모두가 써야할 '부활의 서사'의 한 부분으로 안 전 대표를 자리매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부활을 위해서는 처절한 희생과 헌신, 비움, 성찰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을 포함해 안 전 대표도 부활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당내에서 전개된 안 전 대표에 대한 가혹한, 일종의 청산주의적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도 언급했다. 대권주자이자 당의 자산인 안 전 대표를 정계에서 완전히 은퇴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여전히 언급을 아끼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5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향한 '정계은퇴설' 에 대해 "문상 와서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미국행'에 대해 당내 무책임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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