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의 카페 브랜드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가 실적난과 재무건전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아티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이 속앓이에 빠졌다. 사업다각화 노력이 좀처럼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호텔신라로부터 인수한 카페 브랜드 ‘아티제’가 5년째 손실이 발생하는 와중에 자본마저 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 대한제분 인수 후 만성 적자

주력 사업인 밀가루 소비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대한제분의 주름살이 더 깊어지고 있다. 악화된 경영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뛰어는 도전에서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카페‧베이커리 사업에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2012년 호텔신라로부터 화제를 모으며 지분 100%를 인수한 ‘아티제’가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에도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인수 이듬해인 2013년 이후 5년째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116억원에 이른다. 해마다 2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반면 매출 규모는 증가하는 점포수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해 700억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보나비는 해마다 신장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실속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카페로 인지도를 쌓아 올린 아티제는 호텔신라에서 운영할 당시 지금의 3분의 1에 불과한 매장으로도 연간 30억원에 가까운 영업흑자를 올렸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을 견디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애지중지 키워 온 아티제를 매각했다.

◇ 자본잠식까지 ‘첩첩산중’

국내에 몇 안 되는 토종 프리미엄 카페였던 아티제가 대한제분 인수 후 적자 브랜드로 돌아섰다는 건, 모기업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식품외식 사업 경험이 없는 대한제분의 시행착오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누적된 손실이 결손금 증가로 이어지면서 보유 자본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결과 급기야 자본이 잠식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지난해 보나비는 보유 자본이 납입 자본 보다 부족한 자본잠식에 빠졌다. 비록 자본잠식률은 12%로 심각하지 않은 편이지만, 보나비의 기업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로 해석돼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보나비 측에 실적 및 재무건전성 개선 방법 등에 묻고자 했으나 담당자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