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새만금 신공항' 발언을 놓고 전북을 지역구로 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는 언론 보도가 전북 정치권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군산조선소, GM 군산공장 사태에 이어 새만금 신공항 문제가 불거지면서 '호남 홀대론'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조배숙·유성엽·김종회·김광수 의원 등 전북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이 대표의 망언이 알려진 뒤 전북도민들과 재경 전북향우들의 경악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대통령과 당대표의 엇박자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후 발표된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새만금 공항건설을 위한 용역비 25억원이 전액 삭감된 것을 어찌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있겠는가"라며 "전액 삭감된 새만금 공항건설을 위한 용역비 25억원을 전액 부활시키는 것이 전북도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와 정운천 의원도 "이 대표는 180만 전북도민을 능멸하는 새만금 국제공항 막말에 대해 즉시 사죄하라"라며 "최근 군산과 전북의 경제는 군산조선소의 가동중단과 GM군산공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응원해도 모자랄 판에 여당 대표가 이 무슨 막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앞서 '전민일보'는 전날 이 대표가 당 대표 후보자 경선을 앞둔 지난달 후보자 신분으로 전주 서곡의 한 커피숍에서 당원 5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새만금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뻘 등으로 지반이 약한 탓에 파일항타(파일박음) 공정 등으로 공사비가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는 당시 참석자들의 전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대표가 전남정치권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도 했으며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대신에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더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해식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무안 공항을 이용하면 된다’고 발언했던 것은 새만금 공항은 화물 수송 기능을 먼저 수행하고, 그동안의 여객수송은 무안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선기간 ‘새만금 신공항에 반대했다’는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한 대의원의 파일을 박아 시공하면 시일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 대표가 '공사비가 과다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라며 "이러한 언급을 반대 의사 표명으로 이해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평화당이 재차 문제를 제기하는 등 새만금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정치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과 평화당, 바른미래당 모두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두고 있어 문재인 정부의 '호남 홀대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호남홀대론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전통적인 '민주계열' 지지 지역기반인 호남을 필요할 때만 찾아와서 지지를 호소하고는 막상 집권하면 SOC 관련 예산이나 인사 측면에서 홀대한다는 것이다. 평화당은 지난달 7일 농림축산식품부 고위공무원(3급 이상) 중 호남 출신이 영남 출신의 1/4 규모에 그쳤다며 호남홀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