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은 11일 청와대의 평양정상회담 국회정당특별대표단 초청에 대해 "예의없는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아울러 이미 방북 동행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재차 국회에 동행을 촉구한 것에 대해 야당을 '반(反)평화세력'으로 규정하려는 정부여당의 정치공작이라고 진단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임 비서실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분명히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그 중간에 청와대나 어디로부터 정당대표의 동행에 대한 제의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라며 "사실 (기분이) 언짢았다. 분명히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지난 일요일(9일)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정당 대표의 참석을 요구하는 청와대로부터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서 '그게 될 일인가'라고 말했고, 어제도 당 최고위원들과 상의 후 바로 문 의장에게 못 가겠다고 전화를 드렸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을 할 것이 아니다. (정상회담은) 잔치도 아니다"라며 "치열한 수싸움과 기싸움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길을 열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여는 것이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이지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데리고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남북 의회교류가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논의도 없이 이뤄진 이번 청와대의 제안은 너무 예의없는 행동"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있도록 이번 남북회담에 집중하시길 요청드린다"고 제언했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왔다. 앞서 손 대표는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대해서도 "바른미래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었고, 김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초당적인 협력과 합의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일방적인 제안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도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바른미래당은 정부여당과의 대립각을 강하게 세우는 모습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과거 국민의당 출신 중진의원들도 청와대의 방북 동행 제안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촉구를 맹비판했다.

박주선 의원은 "청와대는 스스로 비준할 수 있는 것을 왜 국회에 넘기고 국회에 내부 갈등을 조장하나"라며 "남남갈등을 유발시키고 협치구조를 파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아마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여당의 인기가 떨어지니 국면전환 내지는 야당을 반평화세력으로 규정해서 상대적으로 지지를 얻으려는 술수"라고 지적했다.

김동철 의원도 "정부가 지금까지 남북문제에서 야당과 어떤 논의를 하거나 정보를 준 적이 있는가. 한 번도 없다가 갑자기 같이 방북하자고 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가"라며 "바른미래당은 평양에도 같이 안 가고 판문점선언에도 반대하는 걸 보니 평화세력이 아닌거 같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이 얼마나 비열한 정치공작인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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