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28일 남북국회회담에 동참키로 하면서, 정부의 대북정책 공세 노선에 자유한국당만 남게 됐다. 사진은 (왼족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쟁점법안 합의를 이룬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28일 남북국회회담에 동참키로 하면서, 정부의 대북정책 공세 노선에 자유한국당만 남게 됐다. 사진은 (왼족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쟁점법안 합의를 이룬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남북정상회담과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 등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쳐온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전선에서 이탈하면서다.

◇ 바른미래당, 남북국회회담 동참키로

바른미래당은 28일 국회 차원에서 추진중인 연내 남북국회회담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최고인민회의와의 남북국회회담에 우리 당도 함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국회와 함께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몇 명이 갈 것인지는 국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각 당의 참여 규모 등에 대해서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논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까지만 해도 '검토하겠다'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종철 대변인은 전날 구두논평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 및 개혁 개방 등 북한의 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만날 수 있고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또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보이다가 최근 선회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비용추계안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지만 "판문점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비준 동의를 논의해야 한다"며 찬성쪽으로 기울었다.

바른미래당의 입장 변화는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의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하락세를 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도 반등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남북관계 문제에 비판적 행보를 보일 경우 불어닥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한 셈이다.

실제로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적 입장과 지지한다는 입장 두 가지를 이어왔다. 이러한 중간자적 입장 때문에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놓고 최근에는 당내 갈등을 빚기도 했다.

◇ '나홀로' 남은 한국당

한국당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와 남북국회회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척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기본적으로 북핵을 이고 우리가 평화를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평화체제의 구축은 반드시 핵폐기와 같이 가야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을 두고서 '평화의 방관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저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척이 전혀 없는데, 북한의 말의 성찬에 국회까지 나서 성급한 남북관계 개선에 발 벗고 나서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며 "남북국회회담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가시화 되고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여건에 따라 여야간 충분한 협의 하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이같은 노선은 '수구 반공세력'이란 여론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당장 민주당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줄기가 되었다"라며 한국당을 향해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보수 지지층을 둘러싼 바른미래당과의 경쟁에서는 앞설 것으로도 예상된다.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유일한 정당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한국당은 선거 자체는 패배했으나 바른미래당보다는 나은 성적을 받았다는 평가다.

관건은 한국당이 '선(先) 비핵화' 입장을 끝까지 고수할 수 있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한국당 역시 남북국회회담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1야당인 한국당을 포함해서 여야가 함께해야만 제대로 된 남북국회회담이 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정 전 의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도 (남북국회회담에) 당연히 함께할 것"이라며 "과거 1984년도에도 논의됐던 적이 있고, 1989년과 1990년에는 남북의회 간에 10여 차례 대화했는데 그 당시에 국회의장이나 다수당이 한국당 전신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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