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는 산토리사의 '산토리 위스키'와 국내 1위 저도주 위스키인 '골든블루'. / 사진=각사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는 산토리사의 '산토리 위스키'와 국내 저도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골든블루'. / 사진=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주류업계에 저도수 위스키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40도 미만의 ‘순한’ 위스키가 정통 위스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최근 경향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일본 최대 위스키 제조업인 산토리가 한국 땅을 밟고 있다. 

◇ ‘하이볼’ 열풍 이끈 산토리, 한국법인 설립

일본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한번쯤 봤을 법한 ‘산토리 위스키’의 국내 유통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빔산토리는 이달 초 한국법인 등록을 끝내고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망 확대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사무실은 노른자땅인 서울 역삼역 인근에 마련됐다. 법인 등록에 앞서 지난 8월과 9월에는 영업사원과 회계담당자 등에 관한 채용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빔산토리는 일본 산토리의 지주사인 산토리홀딩스가 2014년 미국의 위스키 제조사 ‘빔’을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즉 빔산토리는 종합 음료회사인 산토리에서 위스키 등 주류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계열사에 가깝다. ‘토키’, ‘하쿠슈’, ‘히비키’ 등 산토리 위스키를 포함해 ‘짐빔’, ‘윈저 캐나디안’ 등 유명 위스키 브랜드와 테킬라, 보드카 등 다양한 주종을 취급하고 있다. 

그동안 산토리는 국내 유통업체가 수입해 판매해왔다. 하지만 일본 최초로 위스키를 생산한 업체이자 현지 업계 1위 기업인 산토리가 직접 한국에 진출하게 되면서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업계에서는 일본 현지에서 소다와 레몬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 열풍을 불러온 주역인 산토리가 한국에 정식 진출한 건, 그만큼 국내 저도주 위스키의 시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 2,000억 매출 바라보는 저도주 주역 골든블루 

40도 미만의 저도주 위스키는 뒷걸음질 치고 있는 위스키 시장과 달리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영란법과 경기침체의 영향 등으로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독한 술’의 대명사인 위스키까지 ‘싱거워’지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2014년 19만 상자이던 40도 미만 저도 위스키 출고량은 지난해 69만 상자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정통 위스키 출고량은 157만 상자에서 89만 상장로 반토막 가량 떨어졌다.

국내에 저도주 바람을 불어넣은 주역으로 꼽히는 골든블루도 승승장구다. 2009년 국내 최초로 36.5도 위스키를 선보이며 시장을 뒤흔든 골든블루는 연매출 2,000억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1,605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8년 사이 45배의 성장을 실현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예전처럼 30~40%씩 성장하기에는 힘들겠지만 당분간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주와 맥주에 주력해온 국내 주류업체도 저도주 위스키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국내 위스키 중 최저(33도)인 ‘더 클래스33’을 내놓고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달엔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이 35도의 ‘스무디12’를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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