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이마트가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미니스톱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이마트가 미니스톱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 미니스톱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 탑5 중 한 곳인 미니스톱의 새 주인의 향배를 결정할 본입찰이 다가오면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수전의 최종 결과에 따라 국내 편의점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 업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예비입찰 출사표를 던진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공룡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 ‘1만점 확보’ 숙원 해결 나서는 롯데

올해 하반기 M&A 시장의 빅매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니스톱 인수전의 본게임이 임박해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 매각 주간사인 노무라증권은 이달 중순 경 본입찰을 실시한다. 현재 한국 미니스톱의 지분은 일본 거대 유통사인 이온그룹(76.06%)을 포함해 대상( 20%)과 일본 미쓰비시(3.94%)가 삼등분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이들 업체가 보유한 지분 100% 전량이다.

이번 인수전은 정체된 편의점의 중위권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흥행꺼리다. 국내에 가장 먼저 편의점을 소개하며 한국이 일본 못지않은 ‘편의점 왕국’이 되는데 기여한 세븐일레븐은 국산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2강 1중 2약’ 구도에서 어중간한 정 가운데에 머물러 있다. 좀처럼 1만 점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에게 있어 미니스톱은 CU, GS25와의 격차를 한 번에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가깝다.

앞서 열린 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 의사를 분명히 한 세븐일레븐(약 9,500곳)이 미니스톱(약 2,500곳)을 품게 될 경우 점포수는 단번에 1만2,000개 가까이로 늘어나게 된다. 전체 매출 규모 보다 점포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미니스톱은 세븐일레븐이 ‘빅3’로 진입할 수 있는 일종의 ‘치트키’인 셈이다. 편의점 근접출점을 제한하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시장의 숨통이 조여 오는 것도 세븐일레븐이 인수에 의욕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 신세계, 후발주자 열세 뒤집을 ‘한방’

일각에선 유력 후보인 세븐일레븐의 앞날을 낙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칫 미니스톱이 바이더웨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세븐일레븐은 2010년 인수한 바이더웨이와의 화학적 결합을 8년이 넘도록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바이더웨이 점주들의 상당수가 기존 간판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 사이 바이더웨이는 2015년과 2016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연결대상 기업인 세븐일레븐에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예비입찰에서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도 후발주자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다. 전신인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리브랜딩 한 후 급성장하고 있는 신세계의 편의점 사업에 있어 미니스톱 인수는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미니스톱을 따돌리고 업계 4위로 등극한 기세를 몰아 세븐일레븐에 범접할 수 있는 반열에 오른다. 보유 매장의 72%에 달하는 수가 더해지면서 6,000개에 넘는 점포를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두 업체 모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공통의 약점을 갖고 있다. 이온그룹은 당초 예상 보다 높은 4,000억원을 매각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연말 기준 코리아세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더한 유동자산은 3,336억 가량으로 자체 조달 능력이 떨어진다. 이마트24의 경우는 436억원으로 턱 없이 모자라다. 최근 코리아세븐이 7년 만에 회사채를 발행하게 된 것으로 두고 이번 인수와 연관돼 해석되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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