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설전이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홍 전 대표 간 신경전에 제3자들이 가세하면서다.

이번 설전의 포문은 사실 하 최고위원이 열었다. 홍 전 대표가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규명을 놓고 한국당 내 친박-비박 간 갈등이 표출된 것에 대해 한국당 내부를 향해 "누가 옳았냐 하는 소모적 논쟁은 그만하라. 탄핵을 막지 못한 친박이나 탄핵을 찬성한 비박이나 모두 공범인 공동책임"이라고 말하자, 하 최고위원이 "대한민국 보수를 양아치 수준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이 바로 홍준표"라며 "홍 전 대표는 이제 그만 보수를 떠나달라"고 비판한 것.

 

그러자 홍 전 대표는 "우빨 행적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양아치들은 통합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하 최고위원을 겨냥했고, 하 최고위원은 이튿날(8일) "빨갱이 장사'밖에 못하는 것에 '홍갱이'라고 부른 적이 있다. 막말 홍갱이 퇴출 없이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재차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홍 전 대표 공세에 이준석 최고위원과 이종철 대변인도 나섰다. 홍 전 대표가 하 최고위원만 비판한 것이 아니라 손학규 대표를 향해서도 "이당 저당을 떠돌던 그 당 대표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부르면서 정계 은퇴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게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시즌이라더니 홍준표의 망령이 본인의 표현대로 '연탄개스'처럼 올라오고 있다"며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홍의 재등장을 반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 정치에서 악담과 저주로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당함이 마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를 향한 바른미래당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홍준표계'로 불리는 강연재 한국당 법무특보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강 특보는 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당으로) 돌아오지 않는 바른미래당 몇몇 분들의 홍 전 대표 공격을 보면 참 뜬금없다 싶다"라며 "끝까지 바른미래당으로 총선 출마한다는 선언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강 특보는 "보수 걱정을 하면서 홍 전 대표를 비난하는데, 바른미래당이 보수당인가. 국민의당 출신이었던 의원·당원·당직자 전원이 스스로를 보수라 동의하고 있는지 내부 확인부터 하라"며 "조금이라도 아니라면 지금 이 분들은 왜 보수를 걱정하고 보수당의 전 수장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인가"라고 말했다. 지도부가 '중도개혁'을 정체성으로 표방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보수의 가치를 따질 자격이 되는지를 반문한 것이다.

 

그러면서 "보수로 공천받아 뱃지달고, 보수당이 싫다고 떠난 분들이 갑자기 보수를 걱정하며 남의 당 전 대표를, 총구를 보수진영에 겨냥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와 입지를 연명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분을 어떻게든 무너뜨리겠다는 사리사욕 때문"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