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가 터키와 베트남 법인 등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상장 후 첫 적자를 안을 전망이다. / CGV
CJ CGV가 터키와 베트남 법인 등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상장 후 첫 적자를 안을 전망이다. / CGV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CJ CGV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자랑거리였던 해외법인이 고민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주력하고 있는 베트남과 터키에서 악재가 잇따르며 연결대상 기업인 CJ CGV 실적과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 ‘만년 흑자’ 종식 앞둔 CJ CGV

CJ CGV가 14년 만에 첫 적자를 볼 처지에 몰렸다. 올해 3분기 잠정실적 결과 22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누적 손실액이 192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직 남은 4분기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과거 실적 자료에 비춰봤을 때 ‘역전 드라마’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첫 멀티플렉스를 소개한 장본인이자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 CGV는 지난 2004년 유가증권 시장에 사장한 이래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국내 최대 멀티플레스 업체인 CJ CGV를 위기로 몰아넣은 건 다름 아닌 해외법인이다. CGV 관계자는 “잠정실적에서 해외법인은 영업이익까지만 공개하며 분기순이익은 따로 오픈하지 않고 있다”면서 “터키에서 투자한 파생상품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다. 라리가 가치 하락으로 터키법인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현지에서 적잖은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을 추론케 한다.

터키를 신흥시장으로 점찍은 CJ CGV로서는 뼈아픈 일이다. 2016년 현지 최대 극장사업자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하며 발을 디딘 아나톨리아 반도가 2년 만에 회사에 첫 적자 성적표를 안겨주는 핵심 원인 제공자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CGV 측은 향후 환율 변동 리스크가 줄어든다면 터키 법인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여전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 베트남 IPO ‘철회’, 밀려오는 후폭풍

베트남 법인도 속을 썩이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한 11억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야심만만하게 추진해오던 베트남 법인의 IPO가 ‘없던 일’이 되면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일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참패하자 현지 법인인 CJ CGV 베트남홀딩스는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IPO가 무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CJ CGV는 베트남 법인의 신주 발행으로 조달될 자금을 현지 투자 확대에는 물론,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CJ CGV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251%로 지난해 말 대비 35%p 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51%p 증가한 수치다. 갈수록 늘어나는 부채 부담을 단번에 해소할 수 기회를 손끝에서 놓쳐버린 CJ CGV는 이자 비용 증가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됐다는 분석이다.

CJ CGV의 불안한 앞날을 예고하듯 증권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CJ CGV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8,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29.5% 내렸다. 유안타증권은 CJ CGV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1,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22.5%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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