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용퇴를 결정한 박진수 부회장 후임으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 /뉴시스
LG화학이 용퇴를 결정한 박진수 부회장 후임으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박진수 부회장이 물러난 LG화학이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택했다. 파격적이고 의미심장한 이번 인사를 향해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9일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박진수 부회장 후임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학철 수석부회장은 내년 초 공식 취임해 LG화학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LG화학의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외부 영입’이란 점에서 그렇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내부출신에게 수장 역할을 맡기는 일이 많았다. 신학철 수석부회장의 영입이 그룹 역사상 세 번째일 정도다. LG화학의 경우 아예 외부 영입 인사가 수장을 맡는 일이 없었다.

이례적인 인사가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이유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구광모 회장의 향후 경영 기조와 색깔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돼있는 그룹인사에서도 파격적인 인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인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순혈주의’를 버리고 강도 높은 쇄신과 혁신을 선택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신학철 수석부회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글로벌 기업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자, 혁신에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구광모 회장은 과거부터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높이 평가해왔으며, 직접 나서 영입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먼저 이번 인사가 ‘인재 부족’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수 부회장의 존재감이 상당하긴 했지만, 그의 뒤를 이을 인물을 키워놓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내부 동요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격적인 인사는 이미 외부는 물론 내부 분위기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국내 화학소재산업 발전의 산증인인 박진수 부회장과 달리 신학철 수석부회장은 LG화학 주력사업 관련 전문성이 높지 않다는 게 주된 우려의 목소리다.

LG화학은 신학철 수석부회장에 대해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신사업 개척 및 혁신에 적합한 인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LG화학은 물론 구광모 시대를 맞은 LG그룹의 변화를 상징하게 될 이번 인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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