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는 최근 '반문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파마다 각론에는 차이가 다소 있지만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무성·정우택 한국당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 뉴시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서 최근 '반문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파마다 각론에는 차이가 다소 있지만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무성·정우택 한국당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에서 '보수대통합'과 '반문(反문재인)연대'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보수가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 형태가 당장의 통합이나 일부 의원의 당적 이동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문연대에는 한국당 김무성·나경원·유기준·윤상현·정우택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정당이나 계파 구분없이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각론에선 차이가 있지만 보수진영이 단일대오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당 친박계(잔류파) 정우택 의원은 15일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반문연대 깃발을 들고 보수진영을 재건하고 국민을 통합해야 된다는 대전제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기준 의원도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서 "당의 지지 스펙트럼이 이전에 비해 넓지 않은 상황이라 종잇장이라도 들고 와야지 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런 것들을 살펴본다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비박계(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소득 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사회주의 포퓰리즘 때문에 한국 경제가 어려워졌다"며 "친박·비박 경계선을 넘어서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는데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전날 "반문연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친박·비박·중립성향·원외 등 계파 구분없이 반문연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언주 의원이 대표적인 반문연대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반문"이라며 "반문연대의 깃발을 들고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가 자신의 행보에 "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공개 경고한 직후에 나온 발언이다.

모두 계파와 정파를 뛰어넘어 단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차이점이 있다. 친박계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탈당했다가 돌아온 비박계의 사과가 필요하며, 보수대통합을 위해 태극기부대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비박계에서는 반문연대를 위해 탄핵 정국 당시의 일은 지금 논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언주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김무성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 출마설이 돌고 있고 김 의원도 "상의하면 도와줄 생각"이라고 언급, 반문연대를 놓고 주도권 경쟁이 일어나면 비박계를 지원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반문연대와 함께 반극우연대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괴와 혐오 조장, 상대방 비존중, 역사 조작, 헌법재판소 불인정 등의 극우는 연대대상이 아니다. 홍준표 전 대표와 태극기부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 의원이 다소 뒤늦게 반문연대에 합류한 것은 중도세력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야권에서는 '반문연대'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실제 성사 가능성이나 야권재편 시나리오의 윤곽은 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내년 2월 이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계가 당권을 회복하고 태극기부대가 당내 대거 포진할 경우 '상극'인 바른미래당 내의 옛 바른정당 출신이 합류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바른정당계의 '수장격'인 유승민 전 대표는 오랫동안 강성 친박세력으로부터 '배신자'란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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