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뉴시스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카풀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도입을 두고 찬반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택시업계는 최근 비판 강도를 높였다. 카풀 행위 자체에 예외를 두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카카오는 이미 카풀 운전자 모집 및 서비스 개편을 진행한 상태다.
 
◇ 좁혀지지 않는 이견… ‘태도’ 고친다는 택시

택시업계의 비판 강도가 높아졌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막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택시업계는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라고 칭했다. ‘4차 산업혁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순 중계 서비스’인 카풀을 도입해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지난 15일 택시노조, 민주택시노조 등 4개 택시단체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풀 서비스의 금지를 요구했다. 택시단체는 이날 “여야 정치권은 11월 정기 국회에서 카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서민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택시업계의 주장은 카풀에 대한 처벌 강화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운수법) 81조’를 언급, 이에 명시된 카풀 조항을 삭제하라는 요구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라는 것이다. 

현재 카풀은 현행법상 제재 대상이다. 여객운수법에 따르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는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이다. 단, 예외는 있다.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다. 이 경우의 카풀은 허용된다. 택시업계가 지적한 사안이기도 하다. 카풀에 대한 예외를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대안으로 내건 것은 ‘자정 노력’이다. 업계는 △상습 승차거부 운전자 퇴출 △ICT 기업과의 제휴 확대 △택시 배차 확대 △승차난 해소 앞장 등을 약속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카카오T 서비스에 ‘카풀’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카카오T 서비스에 ‘카풀’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 카카오, 도입 본격 시동… ‘공유경제’ 선점 위한 결정

카카오는 별도 앱을 통해 카풀 운전자를 모집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약 5만여명의 운전자가 승인이 됐다.
카카오는 별도 앱을 통해 카풀 운전자를 모집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약 5만여명의 운전자가 승인이 됐다.

그러나 카카오는 카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서비스에 ‘카풀’ 카테고리를 추가했고, 별도 앱을 통해 카풀 운전자를 모집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약 5만여명 가량이 운전자로 승인됐다. 

사실상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공유경제 추세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실제 우버, 리프트 등과 같은 차량 호출 및 공유 서비스는 자동차 시장의 핵심 서비스가 된 지 오래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자동차 판매량 추세가 그 근거다. IHS마킷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5,4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차량 호출·공유 서비스의 확대로 개인 차량 소유가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 시장에서 ‘MaaS(Mobility as a Service)’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래의 교통은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비스의 개념이 된다는 뜻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풀 도입이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카카오의 경쟁 상대는 국내 택시업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카카오는 카풀 도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승차공유 시장은 2025년 2,000억달러(약 226조원) 수준에서 2040년 3조달러(약 3,4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5배 이상 확대되는 수치다. 

결국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카풀을 두고 택시업계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양측의 이해관계는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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