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참석이 저조하자 시계를 바라보며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당의 기강을 잡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참석이 저조하자 시계를 바라보며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당의 기강을 잡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정당을 탈당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이 재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당 내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복당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면서 바른미래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8일 한국당에서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이 "당협위원장 교체에서 바른미래당 5~6명이 기습 복당되고 그분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돌아온다는 항간의 소문이 있다"고 말하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비공개회의에서 이를 재확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최근 강연에서 "한국당 측에서 저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입당하라는 이야기를 하긴 했다"라고 말해 한국당의 접촉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행보에 바른미래당 소속 바른정당 출신의 보수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 1차 지역위원장 공모에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모두 응하면서 탈당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일탈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학재 의원의 경우 언론에서 한국당 복당설이 실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대한 저의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내년도 예산 등을 다루는 정기국회 기간이므로 정기국회가 끝난 뒤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집단 탈당 및 한국당 복당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바른정당 출신의 수장격인 유승민 전 대표부터 "(한국당의) 입당 제안에 대해선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유 전 대표는 또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설에 대해서도 "저는 못 들어봤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9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중심으로 절반 가깝게 불참하자 손학규 대표가 언짢은 심기를 표출하면서다.

손 대표는 "오늘 왜 이렇게 출석률이 저조한가"라며 "당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 의원총회에 10명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당 소속 국회의원이라면, 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 할 일을 안 하고 떠들기만 하면 안 된다"며 "분명히 기강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17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다만 이는 통상적인 참석률과 큰 차이가 없어 손 대표의 발언은 당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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