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선거제도 개혁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이 12일 7일 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라 12월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실 어제부터 몸이 조금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저를 최대한 꿋꿋하게 버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몸이 허락하는대로, 억지로 하지는 않고 자유롭고 편한 자세로 임하겠다"라면서 "다만 '손학규 건강 좋네' 그러면서 무한정 끌지말고, 연동형 비례제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한국당의 각성과 결단을 촉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의 본인 소신을 말로만 언급하지 마시고, 행동으로 보여주시라"라며 "즉각 5당 원내대표 회동을 소집해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야3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자, 민주당은 자신들의 공약이 아니었다면서 조건 내걸기를 하다가 이제 와서는 한국당 핑계를 대고, 국회의원 정수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등 단서 달기로 조건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계속 회피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선거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겠다며 단서와 조건 없는 연동형 비례제를 전체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를 조속히 합의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결단을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손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은 지난 6일부터 시작됐고, 평화당도 전날(11일)부터 24시간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 야3당은 이날 오전 로텐더홀에서 집중 피켓시위를 진행한다.

손 대표는 단식을 푸는 조건으로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가 연동형 비례제를 확실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수용하면서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나경원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그간 미뤄왔던 당내 의견 수렴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국당 내에서는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합의가 쉽지 않을 예정이다.

여야 모두 12월 임시국회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만큼, 이번에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정개특위의 기간 연장정도까지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거대양당은 '정개특위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최고령 단식 정치인'인 손 대표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동의하며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의결하는 쪽으로 노선을 정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가 논의해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며 "하루빨리 여야 5당이 이 기본 방향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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