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신임 원내대표로 나경원 의원을 선출하면서 '탈계파'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보수대통합을 위해 바른미래당에 있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고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보수대통합의 파트너인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이러한 한국당의 '탈계파' 선언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바른정당 초대 대표였던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13일 "한국당 내에서 아직까지도 패권, 패거리 싸움을 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더하기 해서 힘을 보태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폐단 중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패권, 패거리 정치의 고리를 끊겠다고 저희들이 (새누리당을) 나오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며 "패권 패거리 정치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나타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당한 것 아니겠나"라고 한국당 내 친박계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보다 보수의 가치 재정립과 정치개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거리 정치 타파 없는 단순한 '더하기식' 통합은 결국 또다시 당내 계파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어떤 정치개혁을 하는지에 대해서 제시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서 합의가 돼서 통합을 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이다, 한국당이다, 누가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하는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합일점이 찾아지면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탈계파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에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이 선임된 뒤 일부 언론에 마치 선거가 계파주의에 의해 치러진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사실도 아니고 또 옳지 않은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친박 중진인 정우택 의원을 비롯해 친박계의 표 결집으로 당선됐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103표 중 68표를 얻었다. 비박계 대표로 출마했던 김학용 의원은 35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