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IT기업들에 ‘디지털세’를 징수한다.
프랑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IT기업들에 ‘디지털세’를 징수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프랑스가 구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1월부터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에 세금을 걷을 계획이다. EU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결정된 것. 프랑스가 내년 글로벌 기업에 부과할 세금 규모는 5억유로 수준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는 내년 1월 1일부터 IT기업들에 ‘디지털세’를 징수한다. 이른바 ‘구글세’로도 불리며, 조세회피 논란으로 전 세계에서 세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이 타깃이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세 도입 여부와 별개로 디지털세 시행을 예고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에어비엔비 등의 IT기업의 조세회피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지난 3월 발표한 ‘디지털 경제의 과세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경우 지난해 전통적인 기업의 평균 실효세율은 23.2%, 디지털 기업의 실효세율은 9.5%로 나타났다. IT기업은 타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보다 40%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 EU가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그러나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당초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부터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연매출의 3% 수준의 디지털세를 부과하기로 계획했다. 해당 기업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최대 180여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앞글자를 딴 ‘GAFA’세로 불린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이 반대하고 있어 시행 시기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달 초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EU에서 디지털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28곳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찬성 측 28곳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별도의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시행 첫해 예상되는 세금은 약 500억유로(약 6,41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브루노 르 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17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무슨 일이 있어도 1월 1일부터 디지털세 효력이 발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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