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43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43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 농성 재개를 암시했다. 선거제도 개혁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여야가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막상 민주당과 한국당이 문구 해석을 놓고 모호한 해석을 내놓는 등 논의 시작부터 '삐걱'대면서다.

손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놓고 이상기류가 발생하는 것 같아 단식을 중단한 제 마음이 좋지 않다"며 "과연 단식 중단이 잘한 것인지 회의가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을 살아왔고 자부하는 저로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를 개혁하는데 마지막 헌신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 벌어지는 이런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저 자신의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이 제도(연동형 비례제)를 가능하게 할 조건으로 최소한의 의원정수 증가와 탄력적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이 두가지가 확실히 보장되어야 단식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김관영 원내대표는 저의 뜻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홍영표 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에게 확인 후 합의문에 두가지 조건을 명기했다"고 강조했다.

여야 5당은 지난 15일 선거제 개혁 관련 합의문을 도출했다. 이로 인해 손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열흘째 진행하던 단식 농성을 멈출 수 있었다. 그러나 곧바로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문 1항인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를 놓게 해석 차이를 보이면서 선거제 개편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점을 예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합의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여러 선거구제에 대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검토의 합의'에 불과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논의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동의한 선거제 개편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손 대표는 '거취' 발언까지 내놓았지만, 단식 농성을 재개하겠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민주당과 한국당의 '자발적인' 동참을 촉구한 셈이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거취'에 대해 "연동형 비례제가 되지 않으면 다시 생각을 한다는 것"이라며 "아직 그런 것(단식 재개)은 얘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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