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학재 의원을 향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원내대표 협상에서 얻어낸 상임위원장을 뺏긴 처지라 이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든 것은 정보위의 특수성 및 향후 정국에서 바른미래당을 우군으로 포섭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맞다"라며 "지난 7월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은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맡는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맞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라며 "한국당으로 옮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정보위원장 자리를 복당 선물로 챙겨가겠다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탈당할 때 상임위원장을 사임한 전례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2016년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보위원장을 사임했다. 김정호 의원도 1998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자민련에 입당할 때 정보위원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 내용만 놓고 보면 바른미래당의 주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진 의원과 김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며 이 의원의 상임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는 국가정보원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다. 북한 관련 정보를 다루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등을 견제할 수 있는 상임위인 만큼 민주당으로선 한국당에 넘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

또한 민주당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사립학교법 개정안) 연내 처리에 사활을 걸었는데, 한국당이 연내 처리에 부정적이라 바른미래당의 협조를 통해 한국당을 압박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유치원법 통과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선거제도 개혁안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놓고 민주당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등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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