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계속된 교육 관련 이슈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계속된 교육 관련 이슈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인사청문회는 혹독했다. 야당에서 현역 불패 신화를 깨겠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고, 이에 따른 사과와 해명에 진땀을 뺐다. 야당의 반발은 계속됐다.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지만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수모를 안겨줬다. 결정타는 차관에게 대신 질문하며 유령 취급한 것이다. 첫 여성부총리라는 타이틀을 지키는 게 그만큼 어려웠다. 또 바빴다. 교육 관련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불과 3개월도 안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연일 진땀을 빼야 했다.

◇ 인강학교 폭력사건, 강릉 펜션 사고,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에 진땀

취임 3일 만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사립 특수학교에 대한 교육당국의 무관심을 지적받았다. 서울인강학교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 사회적 파장은 컸다. 이른바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이 언급되면서 제2, 제3의 도가니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데 교육부 수장으로서 질책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학교를 찾아 현장 점검 및 학부모 간담회를 가졌다.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은 지난 18일 발표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강릉 펜션 사고가 발생했다. 수능을 마친 고교생 10명이 강릉으로 우정여행을 떠났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3명이 숨졌다. 나머지 7명은 치료 중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사건 소식을 접한 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대응은 신속했다. 다음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관련 상황점검회의와 시도교육청 부교육감회의를 열어 학생안전매뉴얼 및 규정을 재점검하고, 시도교육청에 학교별 개인체험학습(교외체험학습)의 재고를 요청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강릉 펜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 3명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뉴시스
유은혜 부총리는 강릉 펜션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 3명의 빈소를 찾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뉴시스

문제는 이후다. 사고의 원인을 학교와 교사의 부주의로 돌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은혜 부총리가 후속 대책으로 “수능 이후 한 달여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 없이 학생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수 점검하겠다”고 말한 대목이 오해를 샀다. 전문가들은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은 맞지만 학교나 교육청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데 이견이 없다. 참변은 보일러 배관 설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유은혜 부총리는 “체험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자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20일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 3명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사고가 있었으니 기본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점검을 좀 더 세심하게 하자는 요청을 한 것”이라면서 “시도교육청별로 체험학습에 대한 기준과 절차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 사전 예방 차원에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물을 보였다. “또래 아들이 있는 입장”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의 당부가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유은혜 부총리가 “교육부 차원에서 안전이란 건 수 만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다.

정작 진통이 예상되는 것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안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유치원 3법(박용진 3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긴급 조치를 꺼내 들었다. 사립학교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 한유총에서 반발하고 있는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했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미 전면전은 선포됐다. 유은혜 부총리는 한유총에서 집단 폐원 움직임에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터다. 한유총과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의 진짜 싸움은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될 내년 3월 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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