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서실장이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비서실장이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8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소임을 마치고 노영민 주중대사에게 업무를 인계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에게 자리를 이양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한 1기 참모진 가운데 핵심 2명이 교체된 셈이다.

경질성 교체는 아니다. 현 비서실장이 후임 비서실장을 이례적으로 직접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 그 방증이다. 임종석 실장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추켜세우며 마지막 임무를 다했다. 명예로운 퇴진을 통해 앞으로의 정치적 미래를 밝혀주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도 함께했다.

◇ 인수위 부재에도 불구 합격점

문재인 정부 1기를 장식했던 이들에 대한 평가는 박하지 않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임명했던 임 실장은 인수위 없이 출범해 혼란했던 청와대를 무난하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비서실장으로서 청와대의 권위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했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비서로서 자중하며 그림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의 이미지 형성 및 정책홍보의 중추였다. 그는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 ‘문재인TV’ 등 SNS 전략의 핵심을 짰고, 청와대 입성 후에도 ‘청와대TV’ ‘국민청원’ 등 대국민 직접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도입했다. 정책홍보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의 뜻을 구체화 시켰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나름 성공적인 대통령 보좌를 마친 이들의 다음 행보는 아직 미지수다. 대선을 시작으로 2년 넘게 숨돌릴 새 없이 달려온 만큼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측면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선택지로 올라와 있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차기 총선출마 유력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치권으로 활동무대를 옮겨 야망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임 실장은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구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본인의 고향 지역구라고 할 수 있는 서울 중구 성동구을 출마도 선택지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과거 대북사업 경험과 남북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이력을 살려 통일부 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윤영찬 수석은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청와대 경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부사장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대선판에 뛰어들었던 이유를 달리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 수석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서는 정치에 몸담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분당 출마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 가능성이 언급된다.

비서실장으로서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임 실장은 문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기대수준만큼 충분하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개월 동안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다”며 “올해 안팎에서 큰 도전과 시련이 예상되는데 대통령이 더 힘을 내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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