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21일 '이부망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탈당했던 정태옥 의원의 복당을 허락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21일 '이부망천'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탈당했던 정태옥 의원의 복당을 허락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탈당했던 정태옥 의원의 복당을 허락했다. 반면 대구 동구갑 조직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 승리했던 류성걸 전 의원 등 탈당했던 인사들의 복당은 불허했다. '막말'보다는 '배신'에 더 엄중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지난 21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 회의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방송에 출연해 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를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서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거나 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부천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는 '이부망천'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탈당했다.

이후 인천시민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고발됐으나 '법리적 처벌이 어렵다'는 검찰의 판단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정 의원과는 달리 류성걸 전 의원을 비롯한 황영헌·김경동 전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에 대해서는 '복당 불가' 결정을 내렸다. 류 전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서 공천 결정에 반대하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바른미래당의 대구시당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대구시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대구 동구갑 당원들과 시·구의원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탈당하고 6.13 지방선거에서 당을 향해 날을 세우고 비판한 바른미래당의 수장을 새로운 당협위원장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에 치욕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라고 공개 오디션 결과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한국당 대구시당의 결정은 향후 야권 정계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른미래당에 있는 옛 바른정당 출신 중 복당을 고려하고 있던 현역의원 및 원외인사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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