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업체 국순당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 / 네이버 지도
전통주 업체 국순당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전통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토종기업 국순당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주류 소비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장기영업손실이 계속되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까딱하다간 코스닥 진입 20년 만에 시장에서 퇴출 될 수 있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 적자 수렁에 빠진 전통주 명가

국순당의 백세주 신화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또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오르게 됐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국순당에서)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동 사유가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관리종목은 투자자들에게 투자 유의를 알리는 일종의 경고음과 같다. 특정 기업이 상장법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될 때 거래소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다.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대표적인 사유가 장기영업손실이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이 계속되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실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주식의 신용거래가 금지된다. 상장 기업으로서 제구실을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자칫 상장 폐지라는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 후 또 다시 영업손실이 발생하게되면 시장 퇴출 명단에 포함된다. 만약 올해마저 흑자 전환에 실패하게 된다면 국순당은 코스닥 진입 20년 만에 상장기업 명판을 내려야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 안 팔리는 막걸리… 최악 위기 탈출구는?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가계부채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 여기에 김영란법과 워라밸 등의 영향으로 가볍게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류업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다. 소주와 맥주에 주력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들도 활로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서, 막거리와 같은 전통주를 다루는 국순당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의 ‘주류별‧지역별 주세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0년 초반 무렵 10%에 달했던 탁주의 시장점유율은 가장 최근인 2016년에 7.58%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내 주류시장에서 2%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약주의 비중도 0.91%까지 하락했다. 실제 국순당의 대표상품군인 탁주(막거리)와 약주(백세주)의 판매는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강장백세주와 백세주를 합산한 판매금액은 94억원으로 4년 전인 2014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대박’, ‘우국생’ 등 막걸리 판매금도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마나 영업손실이 해마나 감소하고 있다는 건 희망적인 부분이다. 2015년 83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연간 20억원 가까이 줄어 지난해 마이너스 27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와 관련 국순당 관계자는 “향후 사업 계획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라 향후 공식적인 루트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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