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혔다. /AP-뉴시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이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밝혔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협상 방식을 비난했다. 단계적 비핵화의 현실적 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생산적 논의를 계속하겠다’며 협상국면을 깨고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리용호 외무상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 전문가 입회하에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를 제시했으며 상응조치로 유엔 안보리 결의 5가지의 해제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제재면제’라고 표현했지만 실은 일부 면제였다는 게 북측의 주장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으며 끝내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는 현실적 제안을 했다”며 “유엔 제재의 일부,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을 해제하면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이 공동으로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앞으로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비추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은 영변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앞으로 미국 측이 협상을 다시 제안해도 우리 방안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최선희 부상도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조미 결의에 대해 의욕을 잃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제가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측은 협상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두 나라 사이에 수십여년간 지속된 불신과 적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나가는 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2차 북미회담의 의미를 평가한 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하여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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