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불법집단행동은 절대로 관용 없이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한유총의 설립 취소와 형사처벌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방침에 대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이외에도 여당에서는 “아이들을 볼모로 이익을 취하려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이해찬 대표)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법적인 집단행동”(당내 특위) 등 강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3일)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에서는 더욱 거센 발언이 쏟아졌다. ‘유치원 3법’을 대표발의한 박용진 의원은 “한유총의 주장은 대국민 협박행위로, 국민과 대한민국 교육체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고, 신경민 의원은 “쿠데타이자 인질범의 행태를 보이는데, 저잣거리에서도 이런 행태는 통하지 않는다. 시대착오적이고 이기적인 한유총 지휘부를 따르는 회원들이 더는 속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집권여당으로서 사회적 이슈에 비교적 정제된 발언으로 대응해왔던 민주당이 한유총 사태에 대해서는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이는 당 소속 의원들의 ‘20대 비하’ 논란으로 20대 청년층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학부모층인 3040세대의 민주당 지지도는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6~28일 조사해 1일 발표한 2월 4주차 정례조사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면, 30대 응답자 중 48%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40대 응답자 중에서는 5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30대는 자유한국당(11%), 정의당(10%), 바른미래당(7%) 순으로 지지했고, 40대는 정의당(13%), 한국당(9%), 바른미래당(4%), 민주평화당(1%) 순으로 지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러나 한유총의 강경대응에 정부여당이 미진한 대처를 하게 될 경우 30~40대 지지층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한유총과 정부여당의 대립이 아이를 둔 가정에 장기적인 피해를 미칠수록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유총은 일단 이날 오후 개학 연기 방침을 철회한 상태다. 교육부가 한유총의 개학 연기 사태를 유아교육법·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교육청이 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강경대처가 이어지자 한 발 물러선 셈이다.

다만 갈등의 소지는 여전하다. 한유총이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입법인 ‘유치원3법’과 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고발과 별개로 개학 연기 방침으로 피해를 본 일부 학부모들이 해당 유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는 등 한유총 사태로 인한 여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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