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음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추진 의사를 밝히자 야권의 반발을 샀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희망사항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지금은 북한에 당근이 아닌 채찍이 필요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 말하는 평화는 곧 사기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미북회담의 최대 루저(Loser)는 문 대통령이라는데 여전히 희망사항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여전히 장미를 말하지만 국민은 흙빛"이라며 "회담 성과에 대해 정부는 북한의 편에서 도울 수 있는 일만 언급했다. 국민들이 가짜 평화에 대한 의도를 알아채고 있는데도 신한반도체제를 다시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는 대북제재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내용에 대해 "제재의 틀 안에서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폭이 어느 정도 되는지 최대한 찾아내보고 그걸 미국과 협의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NSC 회의 내용에 대해 "중재자 역할마저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원인도 모르면서 무슨 대책을 꺼낸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는 "미국이 원하지 않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나서면 한미관계만 안좋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에는 채찍이 필요하지, 당근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은 중재자란 미명 하에 북한에 대한 일방적 편들기를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 북미 중간에 어중간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대한민국이 북핵폐기를 추구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