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이 기존 사외이사 3명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증권가에도 주주총회(이하 주총) 시즌이 찾아왔다. 이달 정기 주총이 줄줄이 예정된 가운데 사외이사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사진에 변화를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곳도 적지 않다. 부국증권은 후자다. 부국증권은 이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기존 사외이사 3명을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눈길을 끌고 있는 점은 해당 이사진 모두 정부 주요 권력기관이나 감독기관 출신이라는 점이다.  

◇ 사외이사 3명 재선임, 후보 이력에 쏠린 관심 

부국증권은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된다. 

부국증권은 강보현‧진병건‧박원호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안을 상정했다. 이들은 이달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인사다. 부국증권 각 이사진의 이력을 살펴보면, 강보현 이사는 판사 출신의 유력 법조계 인사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등법원 판사 등을 지냈으며, 1990년 이후로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는 대형 로펌인 화우 대표변호사를 지내다 현재는 화우의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 강 이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력도 있다. 

진병건 이사는 국세청 관료 출신이다. 진병건 이사는 서초세무서 서장, 서울지방국세청 국장 등을 거쳤으며 2000년 이후는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법무법인 제이피 고문변호사와 법무법인두레 고문변호사 등을 지낸 바 있다.  

박원호 이사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출신이다. 박 이사는 금감원에서 자산운용감독국장, 금융투자서비스국장, 기업공시본부장(부원장보)을 등을 거쳤으며 2011년에는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선임돼 활동했던 바 있다. 현재는 새한신용정보(주) 비상임 감사를 맡고 있다. 

부국증권 사외이사진 3명의 이력은 면면이 화려하다. 법조와 세무, 금융 등 그 나름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륜을 갖추고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다만 법원, 국세청, 금감원 등 소위 힘 있는 권력 및 감독기관에서 몸 담은 이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다소 색안경 낀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소위 ‘방패막이용’으로 권력기관 출신 인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사들의 권력 기관 출신들의 사외이사 영입은 그간 꾸준한 뒷말을 사왔다. 이들을 이용, 로비창구나 방패막이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사외이사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이같은 논란이 지속돼왔다. 

이같은 여론에 일부 금융사들은 관료 출신 비중을 낮추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업종과 관련이 있는 민간 출신이나 학계 출신을 모셔 사외이사 구성을 다양화 하는 추세도 나타난다.  

1954년 설립된 부국증권은 기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양호한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투자업계에선 ‘고배당주’로 이름을 떨쳐왔다. 오너인 김중건 회장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이 회사 지분 12.22%(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지분을 포함한 총수일가 지분은 27%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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