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안보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 모습. /뉴시스
정의용 안보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동향은 최근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정의용 실장의 행보에서 북미중재에 나서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언론은 정 실장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해 사드와 북핵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사항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정 실장도 언론의 취재에 대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국회의원 시절에 언론과 잘 얘기하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잘 안 된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그간 정 실장의 움직임은 청와대 밖에서 취재가 됐거나 대변인실 등을 통해 사후 확인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와대가 중요사항에 대해 함구하니 취재진의 질문도 우회적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정 실장님 오늘 회의에 참석하셨나요” 혹은 “오늘 출근하셨나요”라는 식이다. 청와대는 비서실장 주재로 매일 정례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안보실장과 정책실장 및 수석들이 참석하게 돼 있다. 따라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다른 일정을 수행 중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답변도 교묘해졌다. “제가 회의를 참석하지 않아서 나오셨는지 잘 모르겠다” “다른 회의에 참석했다” 등으로 회피한다.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은 곧 ‘다른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확대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주 초 정 실장과 서훈 원장이 각각 중국과 미국을 방문해 사드와 북핵 등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도했다. 정 실장이 11일 현안점검회의에 불참했던 것이 단초가 됐다. 하지만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사실과 다른 추측성 보도”라고 부인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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