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2 18:54 (금)
[국회 왜 이러나] 국민보다 소속 정당 이익이 우선… 선거제 개혁도 '입맛대로'
[국회 왜 이러나] 국민보다 소속 정당 이익이 우선… 선거제 개혁도 '입맛대로'
  • 은진 기자
  • 승인 2019.03.15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논의를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논의를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기로 한 시한을 넘기게 됐다. 민주당이 요구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릴지를 두고 여야4당이 막판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이다. 만약 민주당의 안대로 ‘선거법 개정안+개혁입법’ 패스트트랙이 성사될 경우 20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패스트트랙의 ‘캐스팅보터’는 바른미래당이다. 국회법은 패스트트랙의 조건으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안건의 소관 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8명으로 구성돼있어 패스트트랙을 위해서는 1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평화당·정의당 소속 위원은 10명으로, 정개특위 위원을 2명 보유한 바른미래당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이 15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 의원총회를 열어 패스트트랙 찬반 여부를 논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바른미래당은 논의 끝에 입장을 ‘조건부 찬성’으로 정했다. 공수처법에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단 것이다. 사실상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여야4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릴 단일안을 내기로 한 시한에 맞춰 물밑 협상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지만, 이날 안에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패스트트랙 좌초되면 양당구도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가 현실화되면 일단 가장 이득을 보게 되는 쪽은 민주당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입법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여당에게 새로운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대로 여야4당 공조에 균열이 생겨 패스트트랙이 좌초될 경우, 야3당의 숙원사업이었던 선거제도 개편 역시 실현이 어려워진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으로 만들어진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야3당의 목표가 표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21대 국회에선 야3당의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선거법은 날치기'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의원들이 '선거법은 날치기'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야4당이 큰 틀에서 합의한 5가지 사항을 공개했다. ▲의원정수 300석 유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225:75석 배분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 최대한 실현 ▲초과의석 발생하지 않도록 ▲석패율제 도입 등이다. 심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의 요구와 연동형에 맞춘 선거제도를 최대한 실현시키기로 한 야3당의 원칙적 요구를 민주당이 대승적 결단으로 수용해주길 바란다. 그게 된다면 오늘 안에 단일안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4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반발이 여전하다. 유성엽 평화당 의원 등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 경우 호남 의석이 준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합의안대로 지역구를 225석으로 줄이면 수도권 10석, 영남 8석, 호남 7석, 강원 1석이 통폐합된다. 내년 총선에서 생존하기 위해 한국당 복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이 안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비례대표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당 차원의 자체적인 선거법 개정안을 낸 한국당은 이 같은 여야4당 공조의 균열을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바른미래당 의원들에게 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박수를 한 번 보내주자”며 박수를 쳤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을) 본인들의 2중대 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별로 얻을 것이 없다”며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타겠다는 건, 여당의 공수처에 들러리 서겠다는 것이다바른미래당의 양식 있는 의원들을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