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조나리 기자] 60여년 만에 노동조합이 설립된 사무기기 제조·유통업체 신도리코가 단체교섭 체결을 앞두고 노조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노조가 설립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조 탄압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사측의 성실교섭 이행과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동부지역지회가 18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2차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탄압 중단’, ‘불성실 교섭 규탄’ 등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지난해 6월 노조 설립 후 총 23차계 교섭 내내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오는 21일까지 단체협약 수정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시 교섭해태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노조는 단체협약 체결과 파업방해,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우석형 회장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결의대회에 참여한 200여명의 조합원들이 우 회장에게 전달하는 롤링페이퍼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날 강성우 금속노조 신도리코 분회장은 “저는 노조가 생기기 전부터 공짜 연장근로를 거부했다. 5시50분 땡치면 일 멈추고 퇴근했다”면서 “그런데 저만 칼퇴하고 다른 분들은 계속 하고 있다. 그럼 저는 괜찮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혼자만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이유가 노동조합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라며 “여러분들도 불이익을 암시하는 관리자의 협박에도 이곳에 나온 이유는 동료가 혼자 서 있기를 원하지 않은 마음 아니냐.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다시 한 번 한마음으로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국내 프린터·복합기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기업 신도리코는 지난해 6월, 1960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조합원들은 ▲수당 없는 상시적 야근 ▲외근직원에 대한 교통비·식대 미지급 ▲주말 교육·업무 외 시간 회의·월례조례 등 무료노동 폐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첫 교섭이 열리기도 전에 신도리코는 인사제도를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조와의 교섭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인사제도를 변경하고 발표한 것이다. 이후 조합원들은 임금협약 등 새로운 단체협약안을 23차례 걸쳐 제출했지만 사측은 번번이 반려했다.

노조는 오는 21일까지 사측의 단체협약 제시가 없을 시 오는 26일 3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 결의대회는 지난 1월 31일 1차 대회 이후 두 번째 총파업이다.

한편 <시사위크>는 노조의 주장에 대한 신도리코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듣지 못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