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들이 버닝썬 게이트 등 사건들에 대해서 엄정 수사를 21일 촉구했다. 일부 단체들은 특검을 통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시사위크
여성단체들이 버닝썬 사태와 관련된 공권력 유착 의혹에 대해서 엄정 수사를 21일 촉구했다. 일부 단체들은 특검을 통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시사위크

[시사위크=주용현 기자] 전국 여성단체가 최근 연이어 조명된 버닝썬 게이트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검경이 수사 중인 △버닝썬 게이트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고(故) 장자연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영순 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여성은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성적 도구나 권력의 거래물로 지배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관련해 “국민의 71.7%가 특검을 주장했다”며 “성 적폐를 끝장내는 특검을 실시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은 한국여성민우회 신혜정 활동가는 “한국에 강간문화가 어디 있냐고 묻는 남성들에게 전한다”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정준영 동영상이 아무렇지 않게 차지하는 사회가 강간문화가 만연한 사회”라고 발언했다.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정미례 공동대표는 ‘성산업 카르텔’이라고 사건을 규정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버닝썬클럽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122건의 신고 중 실제로 현행범이 체포된 사건은 고작 8건”이라고 꼬집고 “더욱 철저하게 수사해 공권력 유착 등 범죄의 몸통을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엄중처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사회자는 “세 사건을 관통하는 핵심 문제는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남성의 놀이‧유흥거리‧상납의 도구나 남성연대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착취해 이득을 취하는 남성 카르텔”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효린 대표도 특검을 통한 수사를 요구했다. 효 대표는 “(검찰과 경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에서는 수사권 조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수 없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특검을 통해서 사건을 낱낱이 밝히고 나서 논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위은진 위원장은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해서 또는 조직의 안위를 위해서 또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유리한 고지에 가져가기 위해 각 기관이 피해자나 사건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며 “고 장자연 사건처럼 10년의 시간이 지난 뒤까지 의문을 가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누워서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뻗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이다./시사위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누워서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뻗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이다./시사위크

마지막 발언자인 한국여성의전화 김수정 인권정책팀장은 “정의를 실현해야 할 공권력이 도리어 이를 용인하거나 가담하기까지 한 행태는 너무나 끔찍하다”며 “직무를 방기한 국가에 의한 결과가 참담하다. 국가는 더 이상 여성을 국민으로 취급하지 않는 행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밝히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누워서 한 손을 하늘을 향해 뻗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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