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세 번째 대통령의 '입'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세 번째 대통령의 '입'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청와대가 차기 대변인 물색에 들어갔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사임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임명까지는 일부 공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현재 내정된 인사나 유력하게 검토되는 차기 대변인은 없으며 정치권과 언론 등 각계 분야에서 폭넓게 인사를 추천받고 있다. 대통령의 ‘입’을 고르는 작업인 만큼, 어느 때보다 신중한 분위기다.

첫 번째 고민은 대변인의 스타일과 관계가 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유연한 태도로 언론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변인이냐, 아니면 각을 세우더라도 할 말은 하는 대변인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정치권 인사로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 박수현 전 대변인이 전자에 해당하며, 언론 출신의 김의겸 전 대변인은 후자라고 볼 수 있다. 김 전 대변인은 퇴임하면서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김 전 대변인은 보수언론과 강대강 대치를 해왔던 인물로 평가된다. 기사 혹은 사설을 적시해 개인명의 논평을 내고 언론을 직접 비판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최근 부동산 구입건과 관련해 사퇴 이후에도 특혜의혹 등 유독 강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김 전 대변인이 날을 세웠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시각이 있다.

이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언론과의 친밀관계를 중시하는 인선이 될 가능성을 점친다. 정권 초기에는 김의겸 전 대변인과 같이 메시지가 명확한 메신저가 적합할 수 있지만,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중반기부터는 달라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7.7%로, 부정평가(46.2%) 보다 아슬아슬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다.

외부에서 인재를 찾느냐, 내부에서 발탁을 하느냐도 청와대의 고민사항 중 하나다. 외부수혈은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내부수혈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월한 임명이 가능하다. 한미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있어 대변인 공백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인사로는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춘추관장으로 언론대응에 적합하다는 평이 나온다.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은 대선캠프 때부터 공보기획팀장을 역임하는 등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은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금 청와대로 들어가려는 정치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에서 적임자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수순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외부수혈과 내부발탁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인사라는 게 항상 그렇듯이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확실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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