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판매중단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석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판매중단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석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판매 중단과 관련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환자들의 불안감은 물론 과거부터 제기돼왔던 실제 효능 여부도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보사 성분 검증을 거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보사, 성분명 논란 이어 효능 논란까지

인보사 유통·판매 중단이 알려진 지난 1일 코오롱생명과학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보사 판매 중단에 따른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안정성 의혹을 비롯해, 과거부터 제기돼 왔던 ‘효능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인보사(국내 29호 신약)는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유전자 체료제다. 그러나 통증완화 효과는 뚜렷한 반면 연골 재생효과는 미미해 사실상 진통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같은 지적에 연골재생 효과를 입증하겠다며 지난해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지만, 이번 사태로 미국 임상마저 중단된 상태다. 결국 재생효과를 입증하기도 전에 성분명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이에 대해 임상초기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세포의 성분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최신 분석 기법에 의해 명칭이 잘못됐음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보사를 구성하는 사람연골세포(HC)와 형질전환세포(TC) 중 TC가 2004년 임상초기 당시 ‘연골유래세포’로 판단됐으나, 최근 미국 3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로 확인됐다 주장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개발 초기단계부터 동일한 세포주가 허가용 시험 전체에 사용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는 것.  아울러 식약처는 검사 결과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약사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보사를 투약 받은 수많은 환자들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세포 성분조차 제대로 모른 채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부작용 우려를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같은 비난은 식약처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회사 측에서 통보하기 전까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감독기관인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투약환자 3,500여명에 대한 전면적 장기 추적 조사에 착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코오롱그룹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코오롱그룹

◇ 이웅렬 전 회장 책임론 제기 ‘왜’

약품의 성분 표기가 잘못돼 제조 및 판매가 중단되는 사례는 인보사가 처음이다. 이에 인보사 개발에 가장 공을 들였던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이 1,100억원을 투자해 그룹의 차세대 사업으로 개발한 신약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이기도 하다. 이 전 회장이 인보사를 개발하는 데는 안팎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인보사가 해외 시장에서 6조원 대의 연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결국 인보사 미국 식품의약국 최종 임상시험 과정에서 허가 최소 사유까지 적발되면서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발목을 잡게 됐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이 전 회장이 수령한 퇴직금까지 거론하며, 책임론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중단된 미국 임상 3상을 연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판매 재개 역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성분명에 이어 효능(연골 재생) 의혹까지 제기된 인보사가 향후 순탄한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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