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이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4일 손오공의 갑질 논란 관련 해명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최 전 회장의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완구업체 손오공 창업주인 최신규 전 회장이 순탄치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불거진 손오공의 영업방해 의혹으로 한바탕 진통을 겪은 그는 이번엔 회삿돈 유용 논란에 휘말렸다.  

◇ 검찰에 고발된 손오공 창업주… 계열사 돈 사적 이용?  

최신규 전 회장은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양천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지휘하기로 했다. 이날 YTN는 관련 의혹을 보도를 통해 상세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2011년 손오공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계열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썼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그는 2011년 12월 모친의 99세를 축하하는 ‘백수연’을 열면서 1억원이 넘는 행사 비용은 당시 계열사인 회삿돈으로 지불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당시 행사에 직원들 동원이 있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당시 계열사 직원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행사 준비부터 손님들 동선관리 등 전체적인 계획안을 상세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 회장 자녀들의 외제차 리스료를 법인 돈으로 처리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손오공 관계사 출신 직원들은 관련 의혹을 담긴 고발장을 지난달 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손오공 측은 “백수연은 최 전 회장의 개인 법인에서 가수금 반제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오공과는 관계가 없다”라고 밝혔다. 

손오공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백수연 당시 가수금 반제로 처리한 주체는 최 전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회사(초이락게임즈)였다”며 “이 회사는 최 전 회장이 부동산을 처분해 사재로 운영하던 개인 법인이었으며, 손오공 계열사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가수금 반제는 회계처리 방식에서 부채계정의 가계정(임시계정)으로 회사 대표 등이 임시로 사용한 가수금을 반환한 것을 의미한다. 

또 손오공 “백수연 당시 손오공 직원을 동원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초이락게임즈는 컴퓨터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목적으로 2003년 3월 6일 설립된 회사다. 최 전 회장은 지분 100%를 출자해 초이락게임즈를 설립, 온라인게임 개발에 뛰었들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1년 대거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락게임즈 감사보고서는 2012년을 끝으로 공시되지 않고 있다. 손오공 사업보고서 상에는 2012년까지만 초이락게임즈가 계열사로 등재됐다. 

손오공 측은 이번 논란에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잇단 구설에 회사 이름이 오르내리며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심리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손오공의 주가는 9일 창업주 경영 비리 의혹이 제기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최신규 전 회장은 1996년 설립된 손오공을 국내 완구업계 1위사로 키워낸 인사다. ‘터닝메카드’와 ‘헬로 카봇’ 등이 히트를 치며, 한때 장난감계의 대통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 전 회장은 2014년 회장직에서 내려온 뒤 2016년 손오공 지분 11.99%를 미국 장난감 기업 마텔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손오공 지분 4.93%을 보유한 상태다.  

그런데 최대주주에 물러난 뒤에도 과거 구설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손오공이 신생업체에 대한 영업방해 논란에 휘말리면서 덩달아 진땀을 흘렸다. 당시 손오공은 유통업체와 방송사 등에 압력을 행사해 신생기업인 A사를 파산 지경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을 샀다. 손오공 측도 ‘영업방해는 없었고 오히려 A사의 제품이 자사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맞섰다. 

창업주인 최 전 회장은 2월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손오공 임직원들이 저로 인해 신뢰를 잃는 것이 마음 아파 호소하려고 나왔다”며 “떠도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시 불미스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가시밭길이 예고되는 모양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