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노이 회담 이후 멈춰선 대화를 재개하고,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변화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하고 또 탁월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믿는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정에서 10분 정도 늦은 오후 12시 10분에 백악관에서 시작된 단독회담은 양 정상의 모두발언과 취재진의 질의응답이 12시 45분까지 이어졌다. 이후 순차통역 방식으로 정상의 단독회담이 약 30분간 이어졌다. 단독회담에서는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여러 가지 방한에 대해 양 정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에 합의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하고, 차기 북미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간 접촉을 통해서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정 실장은 전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이 필수적이라는 데에도 양 정상은 물론이고 실무진까지 동의했다. 정 실장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탑다운 방식을 통한 큰 진전을 이룰 필요성이 있고, 탑다운 방식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양국 간의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 같은 차원에서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의 의지를 거듭 밝히고,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함으로서 남북 간 접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혹은 촉진 역할에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가 큰 것이 확인된 만큼, 북한에서도 호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을 마치는 대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북한과 접촉해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 조만간 개최된다’는 사실을 미국에 통보한 것은 아니며, 이번에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에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 등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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