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롯데자산개발의 주요 경영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 롯데자산개발 홈페이지 갈무리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롯데자산개발의 주요 경영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 롯데자산개발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자산개발이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존재감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산업계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공유 오피스 시장 진출에 이어 LM사업에까지 출사표를 던지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 하지만 의욕적인 사업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정작 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주요 경영 지표는 뒷걸음질 치고 있어 의욕만 앞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LM에 첫 발’… 사업다각화 속도 내는 롯데자산

롯데자산개발의 행보가 매섭다. 올해 1월 노른자 땅인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자사 공유오피스 1호점인 ‘워크플렉스’를 오픈하며 재계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이번엔 LM사업에까지 팔을 걷어 올렸다. 중구 을지로3가의 랜드마크격인 시그니쳐타워에 복합 외식공간인 ‘시그니쳐몰’을 선보였다.

본래 해당 건물에는 별도의 식당가가 마련돼 있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으로 사옥을 이전함에 따라 잠시 공실로 남아있었다. 이후 롯데자산개발을 포함한 세븐일레븐 등 신규 입주가 이뤄지면서 공실이 메워지자 새 외식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LM(Leasing Management)사업은 부동산 개발 사업군 중 하나로, 임대 관리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오피스나 주거시설 등에 식음료나 생활편의 등 다양한 상업공간을 유치해 이윤을 창출하는 공간사업의 일종이다. 오피스 용도로 사용되는 고층 빌딩 지하에 마련된 푸드코트가 LM사업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자사 보금자리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LM사업의 첫 발을 내디딘 건 모험보다 안정을 택한 전략으로 읽힌다.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첫 사업을 관리하는데 있어 아무래도 타빌딩 보다는 접근이 용이한 본사 입주 건물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롯데자산개발이 LM사업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롯데자산개발이 지난해 4월 LM팀을 별도로 꾸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실적‧재무건전성은 역신장… “초기 투자 비용 발생 탓”

롯데자산개발은 이미 지난 2017년 말 오피스 임대차 계약 관리와 시설 관리 업무인 PM(자산관리) 서비스 진출을 마쳤다. FM(시설관리)사업이 PM과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자산개발은 AM(투자관리)사업을 제외한 부동산개발 전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셈이다. 이어 올해 초엔 강남 테헤란로에 요즘 ‘핫’한 공유오피스 사업에까지 뛰어들면서 부동산개발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커진 존재감과는 달리 회사의 경영지표는 탄탄하지 못한 편이다. 지난해 롯데자산개발은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안으며 3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연매출은 은평PFV 매각 효과가 빠지면서 전년 대비 73% 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역대 최고 수준인 마이너스 470억원이 발생했다.

진전 국면으로 돌아섰던 부채비율도 치솟기 시작했다. 2017년 274%까지 감소하며 비교적 양호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03억원의 장기차입이 이뤄지면서 455%로 급등했다. 특히 유동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015년 271%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유동비율은 이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29%로 추락했다. 대표적인 유동자산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매출채권이 감소한 탓이 컸다. 무엇보다 자본잠식 상태가 악화된 상태로 10년째 지속되고 있어 롯데자산개발을 향한 기업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자산개발 측은 “2017년엔 자사가 보유하던 부동산 개발업체를 매각해 확보한 4,300억원이 계상되면서 일시적으로 매출이 뛰었다”면서 “지난해 공유오피스 등 신규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초기 비용이 발생해 재무 지표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시간이 지남에 다라 투자 효과가 발생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