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이 실적 악화와 주가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이 실적 악화와 주가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화장품이 시름이 잠겼다. 지난해 종속 자회사의 수익성 악화 탓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가도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뚜렷한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한 주가는 1년째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 주가 1년새 32% 털썩… 실적 부진에 투심 회복 지지부진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화장품은 전 거래일 대비 2.94% 내린 1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주가는 1년 전 대비 32.8%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화장품 주가는 지난해 5월초만 해도 1만7,200원대 선을 보였으나 이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하향세를 이어왔다. 올해들어서도 오르락 내리락하며 약세를 보여왔다. 

주가가 시들한 데는 회사의 부진한 실적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적자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화장품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76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손손실은 77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40억원)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다만 매출액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1,539억원을 시현했다.  

한국화장품 측은 “종속회사의 수출 감소 및 국내 시장의 경쟁심화에 따라 수익구조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쇼핑 사업 확대에 따른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증가, 기업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1회성 요인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익이 급감한 배경에 종속 자회사의 부진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화장품의 종속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10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235억원으로 전년보다 6.4% 가량 쪼그라들었다.  

더샘인터내셔날은 중저가 브랜드숍 ‘더샘’을 운영하는 업체로, 한국화장품이 지분 100% 출자한 자회사다. 

한국화장품은 2010년 ‘더샘’을 런칭해 로드숍 시장에 뛰어들었다. 더샘은 2010년 8월 명동점을 런칭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면서 2015년까지 적자 상태가 유지됐다.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는 듯 싶었지만, 이듬해 사드 악재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로드숍 시장 침체까지 이어져 적자 실적을 냈다. 매출의 대부분을 더샘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화장품도 이와 함께 동반 부진에 빠졌다. 한국화장품의 매출 90%는 더샘에서 나온다.  

이에 올해는 더샘의 실적 정상화는 무엇보다 절실하다. 악화된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다행인 점은 중국의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사실이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는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5월 1일~3일) 중국인 관광객의 해외결제 규모와 지불행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국 단체관광객(유커)들이 국내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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